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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여행가 Mar 13. 2020

결국은 기본, 우리 상품을 먼저 이해해야 마케팅이 된다

[진화된 마케팅 그로스 해킹] 트레바리 마케팅 2002 독후감

그로스 해킹과의 첫 만남

이 책을 읽으며 전반적으로 느낀 점은, 사실 그로스해킹팀의 본질은 기존의 TFT와도 똑같다고 느꼈다. 여러 부서가 모여 신사업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확실한 목적과 방향성을 갖고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열린 마음으로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탈 부서 이기주의를 통한 협력적인 태도를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마케팅/경영 수업에서 배웠던 이론적인 TFT와, 실제 회사에서 운영되는 TFT는 많이 달랐다. 조직이 매우 커서 그럴 수도 있지만, 실행이 많이 느리고, 방향성이 없어 흐지부지 되기도 하고, R&R 정립에만 허송세월이다. 애자일 애자일 하지만, 실제적으로 대기업에서 사실 각 부서의 KPI와 다양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애자일 하게 움직이기란 많이 힘들다. 어쨌든 스타트업과는 전혀 다른 기업 문화를 갖고 있고, 대기업만의 체계화와 분업화가 가져오는 이점도 분명히 있으니까.
하지만, 대기업도 적어도, 신사업을 할때는, 미래 먹거리를 찾을 때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에는 그로스 해커/ 그로스 해킹팀 처럼 업무를 진행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감히 의심치 않는다.

최근 해외 스타트업과 신사업 프로젝트 TFT 활동을 했었는데, 이 이전에 이 책을 읽고, 나만이라도 좀 더 적극적이고 플렉시블 하게, 보다 오픈된 마인드로 움직였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든다.


결국은 기본

이 책을 읽는 내내 세스 고딘의 '마케팅이다'라는 책이 떠올랐다. 결국 마케팅은 기본이 중요하다. (사실 마케팅 뿐만 이겠냐만은.) 잭 트라우트의 '마케팅 불변의 법칙'이란 책이 아직도 베스트 셀러에 있는 이유이다. 결국 빠르게 움직이는 것 이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제품을 누구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우리 제품/서비스가 '머스트 해브' 아이템인지, 고객에게 어떤 순간에 '아하 순간'을 일으켜 고객에게 구입을 유도하고, 이후에는 Lock-in 시킬 수 있는지를 먼저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에도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수많은 광고를 보며 지나치지만, 광고주가 의도한 광고의 핵심 message가 고객에게 정확하게 delivery 되는 경우는 사실 매우 드물다. 고객에게 왜 우리 제품을 사야 하는지, 어떤 순간에 우리 제품을 사용하면 '아하!'하고 외치게 될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마케팅 기법을 고안해야 결국은 성공적인 마케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Retention과 Loyalty는 놓치지 말아야 할 팩터

마지막으로는,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것 뿐만 아니라, 기존 고객을 유지시키는 것은 생각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가끔 M/S에 집착하고 이를 1% 증가시키기 위해 수많은 마케팅 비용을 쏟다가 결국 기존 고객 이탈율이 더 큰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나, 신규 고객에게만 프로모션을 진행할 경우 기존 고객의 배신감, 로열티 감소 등으로 이어져 더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배달의 민족이 그 굳건한 브랜드의 팬클럽까지 만들어 놓고, 많은 어려움을 겪고,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겪은 것도 이 때문이다. 신규 고객을 빼앗아 오는 프로모션은 사실 다른 기업에서도 쉽게 할 수 있다. 확실한 1위, 확실한 자본력이 받쳐주지 않는 이상, 이 프로모션에만 목 메다는 것은 결국 어렵사리 항해하고 있는 배에 구멍을 뚫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독서를 마치며...

간만에 재밌게 읽은 책이다. 대기업/제조업에서 일하다 보니 스타트업/IT기업에 대한 동경과 궁금증은 항상 생기기 마련인데, 이 책은 그 궁금증을 완벽하게 해소해주었다. 중간중간 TMT(Too Much Talk)로 굳이 1줄로 설명해도 될 글을 10페이지로 설명하고, 저자가 겪은 회사의 이야기만 지나치게 줄줄 나와 졸음이 쏟아진 경우는 있었지만, 그래도 마케터라면 한 번쯤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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