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세지는 소비자가 원하는 '타이밍'에 '명확한 메세지'를 담아야 한다.
아직도 지메일, 네이버 메일, 한메일(다음)을 열면 스팸 메일 지우는 작업을 매일 먼저 해야 한다. 아니, 개인 메일이 이미 스팸 메일 저장고로 전락한 경우가 많고 메일 자체를 아예 쓰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정크(junk) 메일이라는 용어가 있는데도 스팸 메일이라 불리고, 불필요한 광고는 spamming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좀 짜고 건강해 보이진 않아도, 간편하고 맛있으니까 종종 사 먹게 되는 그 스팸은, 어쩌다 스팸 메일의 주인공이 되었을까?
인터넷이 발달하기 이전 대부분 집에서 신문을 배달해서 보던 시절, 종이 신문 안에는 지역 마트 전단지, 학원 전단지 등이 빠지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매일매일 껴있던 광고지가 바로 스팸이다! 하루에 2-3개도 쌓여있는 스팸 전단지로 인해 '타겟 고려 없이 무작위로 보내지는 보기 싫은 광고 메세지' 따위는 스팸 메일이 되었다는 설이다. 다행히 이제는 일반 고유명사가 되어버려서, 스팸 메일이라는 말을 쓰고도 스팸을 연상시키는 경우는 적으며, 이로 인한 스팸의 브랜드 손상은 희석되긴 하였다. 그래도 끊임없이 인터넷 네이버/다음 카페에 동호회 목적과 상관없이 올라오는 광고 글, 내 주소 어떻게 알았는지 이상한 광고를 계속 보내는 메일들, 그 외 무작위로 보내지는 전화/쪽지 등 역시 모두 스패밍이다.
* 영국 콩트에서 '스팸 랜드' 편이 방송되었는데, 이 이후 스팸메일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는 설도 있다.
가끔은 영세한 업체도 아니고 내가 좋아했던 브랜드나 쇼핑몰에서 소위 말하는 '알바 부대'를 풀어서 스팸 광고를 보내기도 하고, 광고가 아닌 척 광고를 하는 경우가 무척이나 많다. 특히 카페/블로그에서 '솔직 리뷰'라고 쓰며 현혹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내 돈 내산' 내가 돈 주고 내가 산, 단어가 없으면 리뷰를 피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대가를 받고 쓰는 경우 대가를 받았다고 명시하지 않으면 불법이다. 얼마나 많은 유사 광고, 가짜 광고가 많았으면 이런 규정이 생겼을까.
이런 스타일의 광고를 남발하는 경우 브랜드 호감도마저도 깎일 수 있으니 '저렴해 보이지만 단기적으로 고객 유입을 이끌 수 있는' 이런 광고들은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고객에게 메세지를 보낼 때,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할 때에, 몇 가지 중요한 원칙이 있다.
1. 타이밍이 중요하다
화요일 오후 8~9시에 배달의 민족에서 치킨을 먹으라고 push 한다면 효과가 있을까? 아마 그 시간까지 밥을 먹지 못한 일부 사람에게는 효과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미 저녁을 먹었을 테고, 반면에 야식을 먹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다. 그리고 내일 출근도 해야 될 텐데, 아직 일주일에 이틀밖에 안 지났는데... 밤늦게 무엇을 시켜먹기에는 무리일 수 있다. 차라리 오후 6시쯤에 푸시를 하거나, 아예 야식 타임을 노려 10시 정도에 푸시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고객이 정말 원하는 시간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Timing is everything.
2. 확실한 메세지를 던져라
메세지의 내용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불필요한 내용, 누구나 말할 수 있는 내용, 과장된 내용, 온갖 미사여구로 포장하여 결국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는 내용은 가치가 없다.
고객이 해당 상품/서비스의 장점이 무엇인지 바로 와 닿을 수 있게 간결하지만, 핵심은 담은 그런 메세지를 보내야 한다.
면접을 볼 때 '열심히 하겠습니다! 잘할 수 있습니다!'와 같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은 효과를 볼 수 없다. 기업이 어떤 실수를 했을 때 '죄송합니다, 미처 몰랐습니다, 앞으로 잘하겠습니다.'와 같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사과문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고객이 궁금해하는, '왜 써야 하는지' '쓰면 뭐가 좋은지'와 같은 핵심 내용을 함축해서 확실한 메세지를 딜리버리 해야, 비로소 커뮤니케이션이 된다.
3. 지나치면 금물이다
마케팅 예산이 남아돈다고, ATL 광고를 예능 시작 전, 예능 중간 광고, 예능 끝나고, 그리고 PPL에 가득 채워서 넣었다고 생각해보자. 대중은 해당 상품에 대해 피로감을 느낄 것이다. 고객에게 어느 정도 브랜드 노출이 되어야 고객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은 맞지만, 똑같은 내용을 계속 push 한다면 해당 브랜드를 사용해보기도 전에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예쁘다는 말도 한두 번 들을 때는 좋지만, 10번 100번 계속하게 되면 처음 같은 설렘은 사라질 수 있다. 스팸 메일이 왜 스팸메일의 대명사가 되었는지, 그렇게 짭짤하고 맛있는 햄인데 왜 전단지만 보면 '먹고 싶다'라는 생각보다,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종이 쪼가리가 되었는지 잊으면 안 된다.
이 외에도 '타겟 고객에 맞는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채널 선정' 등이 있겠다.
요즘 한국 사람들이 제일 많이 받는 메세지는 아무래도 '긴급 재난 문자' 일 것이다.
처음에는 다들 감탄했다, 좋은 정보를 공유하고 경각심을 일으키기에 이런 국가 재난 상황에서 이런 알람 메세지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중요한 것은 맞다.
다만, 하루에 20통씩 메세지가 푸시되고, 늦잠을 자야 할 토요일 아침에 푸시되고, 회의 도중에 3개씩 한 번에 푸시되는 등 너무 지나치게 '중복된 메세지'가 흘러오고 있다. 위에 서술한 메세지를 전달할 때 고려해야 할 점에 대입해보자.
1. 타이밍 - 출근 시간 / 퇴근시간에 지침 메세지는 좋은 타이밍이나, 뜬금없는 오후 3시에 별다른 내용 없이 보내는 메세지, 주말 오전 메세지 등은 타이밍이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
2. 컨텐츠 - 좋은 컨텐츠가 대부분이지만, 가끔 이런 메세지를 꼭 알림으로 보내야 할까? 싶은 속 빈 닭강정 같은 메세지들이 간혹 있다. 이러면 중요한 메세지도 놓치기 쉽다.
3. 횟수 - 동일한 내용을 여러 구청 (강남/서초/동작)에서 정리되지 않은 채 계속 보낸다. 하루에 20통이 올 때도 있다.
국가 재난 상황에서 중요한 것 아니냐, 경각심이 해이해지는 이때 계속 보내서 경고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라는 생각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긴급 재난 문자 끄는 법을 꿀팁이라 공유하고, 알람을 off 하고, 메세지를 보지 않은 채 지워버리고 있다.
정말 중요한 공유가 필요한 메세지를 보낼 때 무의식적으로 스팸 광고지처럼 쓰레기통에 버리게 된다면 그것 역시 문제가 아닐까?
고객에게 어떤 메세지를 보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단순한 앱 PUSH 알람을 보내는 때에도, 타이밍/컨텐츠/횟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전달해야 한다.
어느 하나라도 부적절하다면 보내지 않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