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로 해석하는 고전문학

01. 작가 노트

by 써니베어
작가 노트

나는 오랜 시간 우울과 싸워야 했다.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는 감정, 모든 것을 나 혼자 짊어진 듯한 무게.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티던 어느 날, 불교라는 세계를 접하게 되었다. 사실 처음엔 나도 불교가 어렵다고 생각했다. 고승의 법문이나 경전 속 말들은 마치 다른 세상의 언어처럼 들렸다. 그런데 그 속에서 나는 내가 왜 이렇게 힘들었는지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불교는 말한다. 집착을 놓아라. 옳고 그름을 따지지 마라. 아상(我相)을 버려라. 나는 그동안 우울을 내 일부처럼 붙잡고 있었다. 나의 상처와 감정이 너무도 중요해서, 그것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타인에게도 내가 옳다고 믿는 기준을 들이밀고 있었다. 그것이 옳은 일이라고 믿었지만, 결국은 나도, 남도 상처 입히는 일이었다.

수행은 매일같이 반복되는 선택이었다. 오늘도 판단하지 않고, 내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으며, 집착을 놓아보는 것. 그렇게 살기 시작하자 조금씩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래서 생각했다. ‘이 마음을 문학을 통해 전해 보면 어떨까?’

내가 좋아했던 고전문학 속 주인공들은 모두 깊은 감정과 복잡한 인연 속에서 고통받고 있었다. 그런데 그 고통을 불교의 관점으로 바라보니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졌다. 폭풍의 언덕의 히스클리프는 어쩌면 전생의 업보를 되풀이하는 중생이었고, 엠마는 끊임없이 인연을 조작하려 하다 실수를 거듭하는 자였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불교가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문학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이 해석이 낯설지 않게 다가갈지도 모른다. 어쩌면 당신의 고전이, 당신의 삶을 치유하는 또 하나의 법문이 될지도 모르니까.


이 글은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고전문학 작품들을,

불교의 관점에서 가볍게 해석해 본 시도입니다.

우울했던 시절, 불교를 접하며 제 안의 집착과 시시비비에 대해 성찰할 수 있었고,

그 깨달음을 문학과 연결해 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불교는 결코 어려운 종교가 아닐 수 있습니다.

삶의 이야기들을 통해 바라보면,

누구나 자기만의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수행의 길이 있다는 걸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다음화: 《폭풍의 언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