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반성은
오늘과 내일을 잇는다

아빠가 전하는 마중물 에세이7

by 제이앤
아빠가 전하는 마중물 에세이7

다시 4월이 왔다. 세월이 빛처럼 빠르다. 무심하게 흘러가는 세월 속에 많은 것들이 빛바랜 기억이 되어 간다.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쓰여 있던 노란 현수막들이 세월에 떠밀려 하나 둘 걷히듯이, 우리가 함께 아파하고 슬퍼했던 그때의 반성과 울분의 기억도 바쁜 일상에 치여 머물 자리를 잃어버리는 것만 같다.


4월은 따사한 기억이었건만, 이제 4월은 아프고 허전하고 두렵고 차오르는 달이 되었다. 화사하고 푸르른 꽃들이 거짓과 탐욕의 배에 갇혀 차가운 바다에 스러진 기억이 아프고, 우리의 화창한 미래들을 한꺼번에 잃어버려 허전하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까 두렵고, 꿋꿋하게 진실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 덕에 가슴이 차오른다.



4월이왔다1.jpg 호연이는 야구를 좋아했나보다... 미안하다.. 호연아... 어른들이 잘못했다...





너희도 많이 들은 말일 테지만 흔히들 시간이 약이라고 말한다. 세월이 흐르면 다 괜찮아진다고 서로에게 말한다. 그래, 세월이 흐르면 모든 것이 흐려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것이 곧 치유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세월호의 침몰은 단순히 언제나 있어왔고 앞으로도 있을 사고 정도로 여겨서는 곤란하다. 그 사건은 탐욕과 거짓으로 얼룩진 우리 어른들과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전 세계에 생중계한 치욕스럽고 가슴 아픈 역사이다.


모두 어른들 잘못이다. 그날에 하늘의 눈물처럼 쏟아져 내렸던 어른들의 반성문이 오늘도 내일도 우리 어른들 마음에 흘러가면 좋겠다. 그래서 모진 세파 속에 점점 이기적이 되어가는 우리 마음에, 무엇이 소중한 것인지를 깨우치고 심지를 꿋꿋하게 잡아주면 좋겠다. 너희와 너희의 아이들이 정직하고 안전한 대한민국호(號)에 탑승할 수 있도록, 상처투성이인 사건 속에서 얻은 교훈이 오롯이 심장에 새겨지면 좋겠다. 차오르는 숨을 어쩌지 못해 하늘의 별이 된 아이들 잊지 않고, 살아있는 우리들, 오늘을 의미 있게 살아내면 좋겠다.




어느덧 3년이 흘렀다. 3년이 지나고서야 깊고 차가운 물에 갇혀 있었던 세월호가 올라왔다. 인양이 시작된 날 하늘에서 발견된 리본 모양의 구름(비행기가 지나가면서 남긴 비행운이라는 얘기도 있다만, 리본이 하늘에 그려진 방식은 중요하지 않다.)과 세월호가 목포신항으로 마지막 항해를 하는 날 박근혜 씨가 구속되었다.


그래.... 우연일 수도 있겠지만, 아빠는 우연같이 느껴지지 않았다. 하늘의 통곡과 눈물이 세상에 뿌려지는 것만 같았다.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하고 신원하기 위한 하늘의 메시지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늘의 별이 된 아이들의 눈물과 애통함이 온 세상에 상징적으로 나타난 느낌이었다.


죄인은 웃으며 놀았고 세월호와 희생자와 유가족은 눈물 속에 갇혀 있었다.

이제....

죄인은 갇혔고 세월호는 올라왔다.


진정한 반성은 오늘과 내일을 잇는다. 진짜 사랑은 세월을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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