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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 Feb 08. 2019

바퀴벌레의 꿈

바퀴벌레를 쥔 손으로 밥을 먹는다

바퀴벌레가 뭐가 어때서

바퀴벌레보다 못한 인간도 많다


또래에게 험담을 들은 아버지처럼 축 늘어져서

가만히 죽어있는 나의 바퀴벌레


너는 언제부터 여기서 살았니

이제 구충제를 먹어야 할 시간

왜냐면 밤마다 벌레들이 내 몸을 기어오를 테니까


그만 올라타 네가 그렇게 대단한 줄 아니

게으른 자식 한 번도 네가 먼저 올라탄 적 없지


아뇨 이빨에 낀 감자칩처럼

양치를 해도 빠지지 않는

바퀴벌레의 눈

바퀴벌레의 더듬이

바퀴벌레의 손


휴지로 뭉개 쓰레기통에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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