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왜,
그 사람이 좋으면 그 사람 뒤만 졸졸 따라다니게 되는 거.
그 사람이 좋아하는 공간을 쫓아가고,
그 사람이 좋다는 걸 먹어보고 마셔보고,
그러다가 결국 자연스럽게 내 맘 어딘가에 뿌리내리게 되는 거.
정말 어쩌다보니,
매주 적은 값에 몇 시간동안 내 작업실인냥 글을 쓰고 글을 읽고 또 나만을 위한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되어버렸네.
글이 잘 써졌어요,
라고 핑계라도 대면 좀 덜 민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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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머리맡의 책 무덤이 내 머리 위로 와르르 쏟아져 내릴까봐
한 달에 몇 권만, 이라고 감히 규정을 했다.
사실 곧 불안해질지 모르는 생활을 대비하여 지출의 한계를 내멋대로 정한 탓이기도 했다.
술값 밥값 올해 들어 많이 아꼈고 몇 분의 책만은 여기서 사야겠다고 다짐했다.
그 중 하나였다.
늘 무언가를 사기까지 오랜 고민을 하는 나였지만,
미뤄왔던 것은 항상 순식간에 저지르는 편이기도 했다.
이 동네 주민이신 작가님을 한 번 쯤은 뵙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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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행복했던 시간이라서 나는 그 행복이 당연하게 녹아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변종모 작가님의 책을 읽어보라는 권유에, 고민이 많았다.
아프기 싫은 탓이었다.
눈이 퉁퉁 붓게 우는 것도 지쳐 있었다.
그 말이 심장 어딘가에 뱅글뱅글 돌아다니다가 정착하기까지 두어달 정도 걸렸는가 보다.
그립다 말하기 싫어서, 아프다는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숨겼던 감정들이 이제는 드러나야 할 시간이 되었다.
누군가의 그리움을 마주하고 곧장 내 그리움이 되기도 해야겠다.
이제는 이 책을 읽는 것이 걱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