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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아 Jun 29. 2018

사랑의 이유

아무런 이유 없이 좋아했기 때문에,

이유를 찾으려던 순간에 서서히 관계가 무너지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데에 이유가 필요할까.

좋아하는 부분을 찾기 위해 열심히 사랑의 어딘가를 떠올리려 애쓰던 나의 모습이 얼마나 추해보였을까.

어쩌면 상대방은 눈치 챘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더이상 너를 사랑하지 않아.

이 말을 할 용기가 없어서 나는 유기견같은 존재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유는 없다.

이유를 말로 할 수 있다면 마음이 아니라 입으로 사랑하는 것만 같다.

사랑해, 라는 말을 쉬이 꺼내지 못한 탓이겠다.

내가 들었던 무수한 '사랑해'는 심장에 어딘가에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사방으로 흩어졌다.

결국,

하나도 남지 않았다.
-
나는 사실 사랑한다는 말, 좋아한다는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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