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년 전만 해도 손가락 곳곳이 종이에 베인 상처 투성이였다.
인지하지 못한 채 무심코 손을 벅벅 씻다가 따끔거리는 기분이 들어 손을 이리저리 살피면
꼭 그 때 상처를 발견했다.
사무실 서랍에는 밴드가 많았고 후시딘은 점점 제 몸 속 연고를 내게 내어주느라 말라갔다.
손가락 끝마다 밴드가 붙여진 나를 봤던가 내가 받은 것은 쓰고 남은 밴드 몇 개이기도 했다.
그 땐 연고 없이도 밴드만으로 상처가 나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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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손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한 때에는 셔츠 소매 끝에 묻은 퍼런 도장의 흔적이,
손 여기저기에 남은 붉은 생채기 몇 개가,
자랑스런 훈장 같기도 했다.
자부심이라는 것이 있었다.
들 수 없는 팔과 돌아가지 않는 어깨가 안쓰러워진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핸드크림으로 덮어낼 수 없는 갈라진 손가락 사이와 더이상 붙이기도 싫은 밴드 속 작은 상처들이 싫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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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샤워를 하다가 손목 언저리가 쓰렸다.
어디서 긁힌지 모를 상처가 깊었다.
살이 패인 것 같았다.
작은 상처라도 예쁘게 보이고 싶었는가 보다.
귀여운 밴드를 붙이고는 피식 웃음이 났다.
내 손을 더 아끼고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나는 손가락을 모두 쓰지 않았다.
손목은 조금 더 튼튼해져야 하겠다.
어깨는 부드럽게 움직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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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아직 글을 쓸 연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