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에 걸려 해가 지지 않기를 바랐다.
나의 시간과 당신의 시간이 동일하다는 것이 좋았다.
떨어져 있어도 우리는 전깃줄 가닥가닥에 서로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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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과 저녁에 일을 하며 일주일을 보냈다.
싫어하는 무언가를 위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일을 하는 일주일이었다.
그 시간들에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으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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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은 예뻤다.
노을도 예뻤다.
나는 요즘 예쁜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아프지 않아서 다행인 날들이었다.
나만 예뻐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