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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아 Jul 23. 2018

두 번째 퇴사

오늘은 대한민국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날이었지만,
나의 인생에서도 중요한 날이다.
아직 더 가야할 길이 한참이기에 '고작' 총 4년의 직장생활에서 '겨우' 두 번째 퇴사.
경력직으로 입사해서 감당하기 힘든 책임의 무게와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던 수많은 사람들을 겪으면서
어쩌면 나는 성장이 아닌 퇴화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소위 '짬밥'이라는 것 때문에 아래에게는 오만함을 보였고,
위에게는 인정해주기를 요구했다.
예쁘지는 않았지만 아무것도 몰라 열심히만 했던 때와는 참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모든 것이 그러면 슬프겠지만,
인생이 늘 후회스럽겠지만,
그래도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은 불변 같기도 하다.
-
내가 좋아하던 처음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나
어떤 정도 시원섭섭함도 존재하지 않았다.
발걸음이 가벼웠고 마음은 홀가분했다.
한편으로는 여적 생각이 나는 처음에 대해서도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
처음보다 더 많은 것을 깨치고 배울 수 있었던 것도 있었다.
유약한 정신 상태를 다시 다지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가장 먼저 하고싶은 것은 여유를 즐기는 것이다.
오늘의 달은 아직 완전히 꽉 차지 않았지만,
조금씩 자라는 내 모습 같아서 마음에 든다.
예쁘고 고마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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