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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아 Jan 28. 2018

쉬어가기3_천상의 보물

어느 귀여운 도둑이 달의 한 조각을 떼어

나의 손톱 사이에 심어두었는가


작년 어느 한 때에 남 모르게 새긴

봉숭아 물빛이 서서히 흐려질 즈음에

시계 초침을 타고 들어온 시간 도둑이

훔친 아름다운 것들을 온통 내 머리맡에 두었다


하늘에서 나리는 겨울 꽃가루를

나의 따스한 아침에 내 발길 아래에

영롱하게 빛이 나도록 흩뿌려놓았다


도둑이 들었다

이 아름다운 것들을 마음의 방에 두고 

그를 나는

사랑이라 불러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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