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서서 기다리는 내내 이토록 설렘.
왠지 빈손이기 싫어서 꽃을 샀다.
하필 수국을.
그것도 파란 수국.
나는 참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인 것 같다.
좋은 게 너무 티가 많이 나는 사람이다.
왠지 모르게 짧았던 줄에서 있는 동안,
내 순서가 너무 빨리 오는 것 같았다.
벌써 다섯 번 째다.
한 걸음 더 다가간 기분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이토록 정성이고 사랑을 느꼈던 적이 있었던가 싶다.
모든 말에 따뜻함이 묻어났고 모든 눈빛이 설렘이었으며 모든 행동이 사랑이었다.
“이따 오나요?”
급하게 한 권 남은 시집을 사서 다시 줄을 섰고 사인을 받고 나니 물어보셨다.
내심 이번엔 오지 말라셔서 서운했는데…
이유가 어찌 됐든 먼저 손 내밀어주셔서 기뻤다.
그 손 너무 덥석잡았나.
내 이름을 몇 번이고 불러주어 술에 취하고 사람에 취한 밤이었다.
요샛말로 참으로, 성덕이 되어야겠다고 매일 밤 다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