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아 Feb 24. 2018

내 옆에 있는 사람

눈이 아프도록 책을 다시 읽다가 겨우 멈췄다.

책 제목이랑 같은 페이지에서 멈출 수 있었다.

요즘처럼 천천히 한 글자 한 단어 한 문장을 씹으면서 천천히 읽은 적이 있었나.

시간에 쫓기지도 누군가에게 밀리지도 않으면서 살다보니 이렇게 독서를 한다.

이토록 맛있게 책을 읽을 줄이야.

-
확장한 베란다 때문에 침대 머리 맡에 기대 책을 볼 때면 늘 어두웠다.

이케아에 처음 들렀고 머리 맡에 두고 켤 조명을 샀다.

함께 산 전구가 주황빛이라 은근한 분위기도 났다.

책을 비추는 빛보다도,

장난 삼아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림자가 더 좋다.

그림자만큼 진실된 것도 없다.
-
내 옆에 있는 사람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이 사람이었다가 저 사람이었다가

혹은 어느 때에는 아무도 없을 수도 있겠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내 옆을 스쳐 지나가고 나면

결국 내 옆에는 내 그림자만이 묵묵히 있다.

빛이 좋은 이유는,

늘 내 주변을 맴도는 그림자를 보게 해주어서인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쉬어가기3_천상의 보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