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그래서 죽였대, 안 죽였대?’가 아니다.
이 영화는 남편의 추락사 이후 살인 누명을 뒤집어 쓴 유명 작가의 고군분투기라 할 수 있겠다. 수차례의 재판이 끝날 때마다 들리는 대사는 자신의 진술이 실제와는 다르다는 해명이다. 사실을 바탕으로 진술했지만 실제와는 다르다는 말. 나는 그 말을 변명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는데, 감정은 기억이 축적된 결과물이고 실제가 그대로 보존되어 손쉽게 해부하기만 하면 되는 신체와는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결국 우리가 기억하는 걸 사실이라고 믿고 살아가지 않나?
영화를 보다 종종 사카모토 유지 작가의 드라마 ‘콰르텟’이 떠올랐는데, 눈덮인 별장 하며, 추락사고 하며, 감춰져 있던 부부 사이의 골까지 설정의 많은 부분이 드라마에도 마찬가지로 등장했던 탓이었다..(나만 그랬을 시 죄송) 다만 다른 점은 콰르텟의 부부는 감정적 끌림을 믿고 하나가 되었으나 취향의 차이로 감정을 지속할 수 없었던 반면, 작가 부부는 같은 취향을 욕망하며 자석처럼 이끌렸으나 불의의 사고로 감정이 어긋나기 시작하며 영영 서로에게 끌릴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두개의 어긋남은 다른 듯 비슷하게 느껴진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나는 추측하는 걸 정말 싫어한다. 하지만 솔직함도 때로는 추측만큼이나 독이 되는 무기여서, 그리고 솔직함조차도 주관적인 것이라 결국 누구에게든 의심받을 수밖에 없어서 그 중간을 찾아야 하는데, 너도 나도 그게 참 어렵다. 그럼에도 괴로움을 감수하고 끈질기게 해부해나가는 노력의 과정에서 감정은 어렴풋이 모양을 갖추는 것 같다. 그게 실제와 다르더라도 우리는 그 모양을 믿고, 속는 셈 치고서라도 타인에게 손 내밀어보는 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