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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향 Jan 08. 2022

뭉친 어깨가 풀리지 않는다

뒷목을 주변으로 어깨가 많이 뭉쳐있다. 

사실 하루 이틀 이런 것은 아니다. 꽤나 오랜 시간을 이 상태로 지냈다. 


대놓고 통증은 없지만 편안하지 않고, 

익숙할 만큼 오래됐지만 찌뿌둥함에 종종 흠칫 놀란다. 


지속되는 재택근무는 익숙해졌지만 

무기력을 익숙하게 튕기는 방법에 능숙하진 않다. 


2020년 1월 말부터 2022년 1월 초 지금까지 

온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과 같이 나도 생활의 반경을 

우리 스스로가 아닌 바이러스의 진행상황과 확산속도에 의해 

결정되는 삶을 살고 있다. 


사실 진짜 제약은 내 어깨도, 이 나라 독일의 시커먼 겨울 날씨도, 

감염병도 아니고 바로 매일을 기대하고 실천하는 나의 태도이다. 


작년 10월 말 첫 글 모음집을 만들고 나서 

치유의 시간을 거쳐 다시 내 머리와 마음을 넘나드는 단어들을 

모아 본다. 생각은 항상 머리를 떠돌아 내 일기장에 묻히지만, 

정작 그것을 눈에 보이는 문장으로 만드려고 하면 그게 왜 그렇게 

싫은지 모르겠다. 누가 쓰라고 강요하는 것도 아니고, 밥벌이를 

글쓰기로 하는 것도 아니면서 왜 그리 제일 하고 싶은 글 쓰기가 싫은지 ㅎ


어쩌면 나는 마음의 이야기를 언어라는 매체로 토해내는 내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지, 진짜 글을 쓰는 지긋한 실천은 좋아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활의 멋, 찰나의 기쁨들, 소소한 웃음거리, 

밥 벌이의 고단함, 홀로의 적막함, 마음 나누는 것을 뜨끈함... 나는 그것을 

나 혼자만 두고두고 가만히 음미하는 것보다 이 모든것을 이야기 풀듯 

털어내는 것이 하고 싶어 다시 또 글을 써 본다. 나에게는 읽히고 싶은 

욕망이 있다. 


내일은 아침에 나만의 몸 움직이기를 하고 

조금 남은 원두를 갈아 커피를 마시고 

오랜만에 기차를 타야지. 


오랜만이야 ! 

다시 만나 반가운 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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