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향 Aug 14. 2022

열 줄의 마음읽지-

8

IMF 즈음하여 아버지가 서 준 연대보증으로 집의 경제사정이 내려앉았다

바닥에 처박힌 집의 경제문제를 아버지나 어머니 그 누구도 정면 돌파하지 않았다

매달 따박따박 나오는 월급에 숨어 아버지는 문제를 회피하며 밖으로 나돌았고, 엄마는 엄마대로 혼자 짊어질 수 없는 그 문제에서 순간순간 도망치기만 했다

이것이 곧 우리 가족의 '돈을 대하는 태도'를 만들었다

우리는 브랜드 옷을 사 입었고, 머리도 백화점 미용실에 갔다

나는 중고등학교를 사립과 외국으로 다녔고, 대학 때는 알바 필요 없이 공부만 할 수 있었다

나는 내 부모로부터 온 돈에 대한 무지 덕분에 지금의 취향과 가질 수 있었고, 그것이 내 현재의 사회경제적 자원에 기여한 바가 큰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돈을 무시한 대가는 내 부모의 몫까지 결국에는 나와 내 형제의 삶에도 후불 고지서를 보내고 있다

자기 삶의 문제를 정확히 직시하고 해결하려고 감수하는 것, 그 자체를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이는 '어른의 태도'를 온 가족이 학습할 때이다

잘할 수 있을까, 해내야 할 텐데

작가의 이전글 열 줄의 마음읽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