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 삼성전자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 출근을 하고 일을 하다가 퇴근을 한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어느새 스스로를 무한 동력 장치로 만들어버린 우리의 삶에 잠깐의 쉼표를 찍는다. 조금 더 늦게 일어나 조금 더 여유롭게 밖에 나갈 채비를 한다. 평소와 같은 시간 다른 공간에 있는 어색함, 어떤 재미있는 일들이 펼쳐질까 하는 설렘에서 시작된다. 회사에서 5년의 시간을 버틴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작은 선물에 대한 기대감이 대단히 크진 않았다. 그 프로그램 자체보다는 입사동기들과 함께 일을 하지 않고 어딘가로 떠난다는 사실이 더 크게 다가왔었다.
색다른 곳에서 눈을 뜨고 도착한 리조트는 자연에 둘러싸여 있었다. 빽빽한 도시의 건물들의 틈 사이사이에서 에어컨의 실외기가 내뱉는 뜨거운 바람이 불어오는 답답한 도시에서 벗어나 탁 트인 전경의 한가운데,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간단한 프로그램의 소개와 꽤 맛있는 점심이 이어졌고 잠깐의 몸을 움직이면서 금방 땀이 났다. 땀이 날 정도로 열심히 할 생각은 없었는데, ( 옷이 하나였다. ) 이미 나버린 땀은 어쩔 방도가 없었다.
이후 진행된 양몰이 공연과 먹이 주기는 자연의 공간 속에 인간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했다. 늠름한 개 한 마리가 양을 모는 것, 양, 염소, 닭, 토끼 등의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고 앵무새가 손 위에서 모이를 먹고 있는 것을 지켜보며 신기해하며 두려워하기도 하는 모습은 모든 사람들을 어린아이의 얼굴을 하고 가장 순수했던 시절로 회귀한 듯했다.
자연의 다른 생명체들과 만나고 실용주의적 관점에서의 명상에서는 호흡과 명상, 모두 우리의 몸을 자각하는데에서 시작하며 오만가지 생각들에 가득 차있는 우리들의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일상에서, 도파민에 절여져 쇼츠와 릴스를 아무런 생각 없이 백색소음으로 사용하고 있는 우리에게 명상을 통한 멈춤을 가르쳐주었다. 대단한 시간 동안의 명상이 아닌 그저 코끝을 간지럽히는 공기들의 이동에 집중하며 신체 구석구석을 관조하며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너무나 오랜만이라 그 적막과 멈춤이 꽤 긴 시간이었음에도 짧게 느껴져 아쉬움이 남았다.
저녁을 먹고 진행된 작은 음악회, 치킨과 과자가 비워지는 대로 채워지는 이야기들은 가끔 회사의 이야기로 수렴했지만 입사초기의 회사를 바라보는 생각들과 지금 와서 회사를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가 있음은 분명했다. 다음날에도 요가와 산책이 있었고 확실한 건, 힐링이 되었다는 점이다. 힐링캠프라는 단어와 어울리는 프로그램들 속에서 멈춤의 의미를 되새기고 멈춘 시간 속에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기억들로 채울 수 있었던 것이 힐링이었다. 익숙한 얼굴의 동기들과 일 얘기 외에, 다양한 체험과 대화들이 끊이지 않았던, 생각보다 훨씬 더 만족스러운 이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