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
긴 명절이었다.
2번의 큰 명절 중 한번, 몇년전부터 "25년까지 회사를 다녀야하는 이유" 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종종 올라오던 그 긴 명절이 마침내 끝이 났다. 한글날과 개천절까지 일주일정도 되는 긴 여휴는 전무후무한 연휴일 것이 분명했다. 영끌을 해서 연차를 땡겨쓴 느낌이랄까?
아마 명절에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간 것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은데, 비행기 값은 조금 올랐지만 해외는 명절이 아닌 비수기인 점 때문에 오히려 가격이 성수기일 때보다 싸 비행기값을 제외하고는 예약도 수월하고 사람도 아주 많지는 않아 즐거운 시간을 가족끼리 보내게 되었다.
어린 시절만 하더라도 무조건 시골에 가서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뵈며 용돈을 받고 지루한 시골의 며칠간을 견뎌야했다. 컴퓨터도, 책도 없는 공간에서 가족끼리 도란도란 마주앉아 이야기하는 시간보다 다른 친척들이 올때까지 버텨서 같이 놀기전까지는 지루함의 연속이었다. 가장 지루했던 시간은 사실 시골 집에 있는 것보다 내려가는 차 안이었다. 그떄만 해도 전국의 모든 사람들이 고향으로 내려가는 시간이라 6시간이 기본이었고 최대 12시간까지 경험해본 적이 있었다. 하이패스도 없던 시절 톨게이트에서 유발된 정체, 수많은 차들이 같은 곳을 향해가는데서 오는 필연적 정체, 스마트폰도 컴퓨터도 없어 멍하니 창밖만 보거나 잠을 자며 보냈던 시간들을 기억한다.
그리고 제사를 지내기 위해 준비했던 요리의 시간들, 명절이라며 많은 전을 부치고 갈비찜을 하고 잡채를 하는 것은 여전히 하고는 있지만 그 절대적인 양과 시간이 줄었다. 하루에서 반나절, 반나절 조차도 일을 한다기보단 가볍게 음식을 만든다는 느낌으로 말이다. 물론 나에게는 아직 많은 음식이긴하지만 부담이 줄어든 것은 너무 좋다! 날을 잡고 요리를 할 수는 있겠지만 그 시간이 길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가 같지 않을까?
명절의 의미는 점점 한문장으로 함축되지 않을까 싶다.
"조상 덕을 본 사람은 해외여행을 가고 조상 덕을 못본 사람만 제사를 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