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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의모든것의리뷰 Oct 09. 2023

거의 모든 것의 리뷰

별 하나에 추억, 별 하나에 사랑, 별 하나의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 

누군가 새까만 장막을 태양에 덮어 밤하늘이 만들어진다면, 너무나 뜨거운 태양의 열기가 장막의 곳곳에 구멍을 내며 빛이 새어 나오는 것처럼 달과 별이 빛난다. 달과 별이 밤하늘을 장식하면 사람을 은 빛나는 점들을 모아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다. 수많은 상상들이 서사시를 만들어가고 하나씩 하나씩 이야기를 덧붙여가곤 했다. 수천 년 전 이야기기도 하지만 불과 수십 년 전만 하더라도 나의 부모님들은 밤하늘의 별과 은하수를 봤노라고 말한다. 그때의 별을 다시 한번 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회상할 때도 있지만 별은 나에게 집을 떠나 고요한 바다나 산속에 이르렀을 때나 겨우 보이는 희귀한 장면이다. 별을 보며 사진을 찍고 간직하고 싶어 할 정도로 instagramable 한 것 말이다.

어느새 밤하늘의 반짝이는 것들이 더 이상 별이라기보다 인공위성일 확률이 높아졌다. 공기가 안 좋아져서, 우리 주위의 불빛들이 너무 많아져서 등등의 이유로 하나하나 어둠의 장막 뒤에 숨어버린 별들의 이야기들도 하나씩 잊혀간다. 늦은 밤 고속도로를 타고 가도 밤하늘의 별빛보다 곳곳에 서있는 아파트의 창문들이 무리를 지어 빛나 하나의 성운을 이룬다.

이제는 밤하늘을 올려다보지 않게 되었다. 여행을 가면 인기 있는 포토스폿은 별이 밤을 한가득  채워 우리의 감탄울 불러일으키지 않는 이상은 건물의 불빛이 밤의 풍경을 대신한다. 산에 올라가 도시의 불빛을 바라보며 감탄한다. 실은 가장 가까이서 보았던 불빛들을 가장 불빛이 없는 곳에서 바라보며 어색한 기분을 느낀다. 불빛 하나에  여전히 퇴근하지 않은 사람들의 한숨을 담아낸 광경을,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도 여전히 땅의 사람들을 바라본다.

 시선의 문제일까. 어릴 때는 엄마도 아빠도 선생님도 나무도 나의 시선 위에 있었다. 항상 위를 바라보는 습관에 부모님과 더불어 자연스레 하늘을 바라보았다. 텅 빈 하늘 각종 그림을 그렸다. 이제는 하늘을 보지 않는다. 대부분의 것들은 나의 눈높이에 있다. 모든 것들로 가득 채워진 주변은 더 이상 나의 상상력을 자극하지 못한다. 오히려 감퇴시킨다.

오늘은 비가 오는 관계로 별이 보이지 않는다. 아마 내일도 안 보일 것 같다. 언젠가 어디론가 떠나게 된다면 별이 보이는 곳으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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