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여 시리즈 4 : 생각, 기록, 행동 그리고 변화
대학교 3학년 때 저작권법 수업을 재미있게 들었다.
수업 때 들었던 법리에 딱히 흥미가 있던 건 아니었다. 예술가들이 창작물을 만들고, 그 가치를 사회가 인정해주는 시스템에 흥미가 있었던 것 같다. 그때부터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몇 년이 지나자 뜸하긴 해도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무슨 글을 쓸지, 주제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막연하게 언젠간 글을 한 번 써보자고 생각했다.
글을 쓰기 전에는 경찰공무원이 되기 위해 시험공부를 했다. 군 복무를 하고 있기에 퇴근 후에나 공부할 수 있었지만 열심히 공부했다. 대학교를 가기 위해 참아왔던 시간이 있기에 시험공부가 재미있진 않아도 열심히 할 수 있었다. 그렇게 2달 정도 했을까. "내가 왜 공부를 하는 거지." "왜 경찰을 하고 싶은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확신했다. 내가 공부를 하는 이유는 불안정한 미래를 회피하기 위해서였다. 지금 시험공부를 조금이라도 해두면 불안정한 미래를 조금이라도 안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할당된 양을 공부하면 시험 합격에 더욱 가까워졌다는 생각에 편히 잠들었고, 공부를 하지 못한 날이면 자책에 빠졌다.
나는 미래 취업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시험공부라는 투자를 했던 것이다.
하지만 불안감을 없애기 위한 투자는 적어도 나에게는 수지가 맞지 않았다.
다른 것을 해보기로 했다. 내가 관심 있는 것은 돈이었다. 돈을 많이 벌면 미래의 불안정함이 없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투자활동에 나섰다. 투자와 관련된 서적을 읽어나가며 그동안 해왔던 투자습관들을 고쳐나갔다. 습관을 고치기 위해 선택한 것은 '기록'이었다.
블로그를 개설했고 투자 시나리오와 매매일지를 차곡차곡 쌓아갔다. 기록은 시험공부와 마찬가지로 미래의 불안함을 쫓아내기 위한 투자였지만 생각보다 즐거웠다. 기록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돈 공부를 하게 되었고, 조금이지만 시장의 흐름도 보였고 내 생각도 정리되었다. 그리고 재테크와 관련된 글을 써보자고 기록했다.
글을 써보자고 기록한 뒤 작가가 되는 방법을 고민했다.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계속해서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 그리고 브런치라는 매체에서 작가로 지원해 활동하는 것. 정도였다. 이것들도 해보자고 기록했다.
지금 나는 여전히 블로그에 글을 꾸준히 쓰고 있고, 브런치에서 글을 쓰고 있다.
생각만 하면 잊는다. 생각을 기록하면 행동한다. 행동하면 삶이 바뀐다.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가 투자다. 잠을 자는 것은 피곤한 나를 위한 투자. 유희를 즐기는 것은 즐거움을 위한 투자. 운동을 하는 것은 건강에 대한 투자. 모두 다 좋다. 나는 그중에서도 기록을 한다. 당신도 막연한 생각을 기록해보라. 분명 당신이 생각하는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