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렉사이다 Nov 09. 2018

참견의 민족, 인도인

아주 시시한 관찰(95)

1년이 넘게 인도에 있으면 느끼는 것 중에 하나가 인도인들은 정말 참견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인도 동료와 대화 중에 인도인들은 왜 모든 매사에 관심(interesting)을 갖냐라고 물어봤는데 그는 관심이 아니라 참견(involved)하고 싶어하는 거라고 했다. 그래서 그 뒤로 우리는 이런 상황을 맞닥뜨릴 때마다 역시 "인볼브의 민족"이라고 말을 한다. 


길거리에서 작은 교통사고가 났다 치자. 한국같은 경우는 잠시 시선을 건네는 정도일 것이지만, 인도인들은 지나가던 길을 멈추고, 혹은 타고 가던 오토바이나 차를 세우고 갑자기 사건에 뛰어들고 나서는 한마디씩 거든다. 


이 사진을 봐서는 누가 당사자인지 모른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유저리서치를 위해 길에 천막을 세웠다. 사실 천막을 들고 나갔을때까지만 해도 너무 번잡스럽지 않은지 그냥 예전처럼 돌아다니면서 인터뷰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했는데 나는 그들의 인볼브의 성향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냥 길거리에서 천막 치는 중


천막을 치고 났더니 앉으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앉았음


그저 천막만 세웠을뿐인데 사람들이 몰려왔다. 보통은 1시간에 인도동료 둘이서 5명 정도를 인터뷰하는데 이 날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1시간에 20명 가까운 사람들을 인터뷰 할 수 있었다. 우리가 그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회사 로고가 큼지막하게 박힌 부채와 기프트 포인트 100루피였는데(100루피가 그들에게 작은 돈은 아니지만) 설문을 시작하기전에 그런것들을 지급한다고 안내하지도 않았음에도 사람들이 끝도 없이 몰려 들었다.


부채받고 신난 아저씨와 유저들과 단체 사진찍은 제시와 나


한명 인터뷰하는데 여기저기서 몰려들어서 본인들 이야기를 한다.



사무실안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무슨 일이 생기면 모여서 참견인데 문제는 말하는 사람은 5명이고 실제 하는 사람은 1명이라는 사실이다. 


오늘의 시시한 관찰 : 인도인들은 참견(만) 하는 것을 좋아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타밀어로 엄마, 아빠는 엄마와 아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