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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렉사이다 Jan 24. 2019

짐잃은 순례자(?)의 마드리드 여행 (2)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기 22 Jan 2019

유심을 사고 있던 에이미를 발견했다. 누가봐도 배낭족처림새를 하고 있던 에이미를 얼싸안고 인사를 했다. 에이미는 곧 나의 단촐한 짐을 보고는 설마하는 눈빛을 보냈다. 짐이 아직 두바이에 있고 다음날인 이른 저녁에나 도착한다고 사과와 함께 일정을 변경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에이미는 나의 당황함을 위로하면서 일정변경도 괜찮다고 했다. 덕분에 마드리드를 구경하면 될꺼라면서- 엔젤에이미(하트쑝쑝)


10기가 데이터를 25유로에 구매를 마치고 공항을 나섰다.  우버를 부르니 도착하기까지 22분. 너무 오래걸려서 택시를 타자고 공항밖으로 나섰는데 택시파업이라는 종이가 걸려있다. 뭐지? 온 우주가 나의 여행을 방해하고 있은 건가..?


와이 택시파업을...


다시 우버를 부르자니 너무 오래기달리는게 싫어 전철을 타고 가기로 했다. 40여분 정도 갈리고 한번 갈아타면 되었다. 전철권 기계에서 잠깐 씨름하다가 적당히 눈치껏 2인을 구매를 했는데 카드가 달랑 하나가 나온다. 순간 뭐지? 싶어 잠시 개찰구를 보는데 한명이 교통카드를 찍고 들어가고 뒤에있는 카드를 바로 건네더니 그 친구도 그 카드로 찍고 입장하는 것이 아닌가? 에이미와 눈을 마주쳤고 우리도 그들처럼 순서대로 찍고 들어갔다.


다행히 지하철은 크게 붐비지 않았고 빵빵터지는 인터넷타임을 가진덕에 금새 호텔 근처 지하철역에 도착했다. 밖으로 나와 호텔을 향해 걷는 길에 밤의 마드리드이 첫인상은 그저 그랬다. 춥고 피곤한데다 짐을 잃은 슬픔때문이었으리라.


쓸쓸한(?) 마드리드 시내



호텔에 도착하니 내 이름을 단박에 마춘다. 아무래도 마지막 (동양인) 체크인인가 싶었다. 빠르게 체크인을 하고는 방에 올라가 짐을 풀고 곧바로 다시 나왔다. 오는 길에 검색해둔 해산물 레스토랑에 가기 위해서였다.


꽃보다 할배에서도 나왔다는 해산물레스토랑


레스토랑으로 들어가니 10시가 넘은 늦은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꽤 있었다. 에이미의 최애메뉴 감바스와 뽈뽀를 시켰다. 아쉬워서 조개찜도 추가. 주문을 마치니 음료마시겠냐고 해서 메뉴를 달라니 없단다. 가격을 안보고 샹그리아와 와인을 시켰는데 나중에 계산서를 보니 한잔에 3유로라는 착한 가격이었다. 식당에서 마드리드에사 뭐할지 이야기하자했는데 여행얘기 대신 근황토크만 하다가 12시를 훌쩍 넘겨 식당을 나섰다.


감바스 너무해...


호텔로 돌아와서는 파우치안에든 잠옷으로 갈아입고 유투브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어짜피 짐이 오는건 저녁이었으니 아침에 뭐할지 정해도 늦지 않았다.




이른 아침. 눈이 떠진다. 다시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아 검색을 해보니 마드리드에서는 영 할 것이 없었다. 에이미에게 미안한 마음이 또 슬금슬금 올라온다. 주변 도시를 살펴보는데 딱 이거다 하는게 없다. 슬쩍 일어난 에이미도 마드리드에서는 할게 없다는 말에 동의했다. 근교를 갈까 마드리드에서 시간을 떼울까 한창을 고민하다가 마드리드에 있기로 결정했다. 소소하게 살 것들도 있고, 상황에 따라 짐을 기다리지 말고 공항에 직접 픽업가는 것도 생각했다.


체크아웃하고 짐을 맡기고 에이미가 새벽나절부터 찾아놓은 브런치 카페에 갔다. 이미 시킬 메뉴도 정해있었다.


아침부터 거하게 먹는 중



커피를 두잔이나 마시면서 모닝수다가 이어지고 충분하게 배가 부른채로 셀카봉을 사러 샤오미를 갔지만 모든 종류의 셀카봉이 팔려서 살수가 없었다. 게다가 폰에 인터넷이 안되는 것 같아 확인하러 통신사를 찾아나섰다.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여러 심을 판매하는 곳을 발견했다. 들어가서 데이터잔여량부타 확인했는데, 맙소사 데이터 10기가가 몽땅 사라졌다. 아무래도 유투브가 밤새 백그라운드에서 재생이 된 모양.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눈물을 머금고 데이터를 충전하는데 공항보다 1/2 값이었다. 부들부들. 충전하면서 기다리다보니 찾는 타입의 셀카봉도 있어서 같이 결제하니 주인아저씨의 미소가 커진다.


한방에 2개 미션을 처리하고 이번엔 에이미의 핏빗을 사기 위해 돌아다녔다. 어디서 파는지 검색이 안되서 애플 스토에 혹시나 들러밨는데 팔지 않는다. 잠시 다음번 장소를 물색하는 사이 어제 짐분실 종이에 써있던 곳으로 전화를 해서 상황을 체크했다. 어제 안내보다는 빠르게 12시가 넘어 짐이 도착할 예정이고 내가 머물고 있는 숙소에는 3시쯤 도착할거라고 했다. 시계를 보니 이미 12시, 직접 픽업가기에는 애매해서 쇼핑이나 하자고 했다.


근처 전자제품 파는 곳을 물어 찾아 드디어 에이미는 핏빗 차지3 무려 스페셜 에디션을 구매했다. 특별한 길을 걷는 기억을 더 특별하게 저장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뒤 나는 풀앤베어에서 두툼한 옷을 하나 사고 플라잉 타이거에서 에이미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미술용품(?)을 골랐다. 짐때문에 살수가 없으니 쇼핑의 재미가 반감되았다. 곧 쇼핑을 끝내고 에이미가 검색 해둔 카페에 갔다. 난 와인 두잔에 대구요리를 먹었고 에이미는 티를 마시면서핏빗 세팅에 몰두 했다.


연어인줄 알았는데 대구 요리


짐이 도착한다는 3시에 맞춰 호텔로 이동했다. 리셉션에 확인하니 짐은 아직 도착하지 않는 것 같았다. 30분을 더 기다려도 짐이 오지 않아 다시 전화를 해봤지만 언제 도착하는지 알수 없다는 대답뿐, 배달해주는 사람 전화번호도 모르니 올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호텔 로비 소파에 거의 눕듯이 파묻혀 책을 읽기 시작했고 에이미는 이번에는 예술혼을 불태우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시계는 4시가 넘어가고 또 30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에이미의 스케치는 점점 확실한 형태를 갖추었다. 읽고 있던책은 다행히 가벼워서 반쯤은 오고 있을 짐에 정신팔린 상황에서 잘 읽혔다.


갑자기 눈앞이 시끄러워 고개를 들었더니 내 짐을 들고 누군가 서있다! 4시 45분! 드디어 짐이 도착했다. 끼야야약 소리를 절로 나왔다. 자 이제 드디어 레온으로 갈 수 있어! 곧 짐을 들고 이제 완벽하게 두명의 배낭객이

된 비주얼로 기차역을 항해 호텔을 떠났다.





오늘의 숙소 

호텔 산토도밍고 Hotel Santo Domingo

예약은 booking.com

비즈니스모텔같은 크기, 하룻밤 묵기 나쁘지 않았음

어메니티 구비(칫솔없음), 샤워물줄기가 세서 좋았음


오늘의 식당


1. 저녁, 해산물 레스토랑 La Sirena Verde

메뉴에 따라 온도차이가 있는듯, 뽈뽀는 양도 맛도 젛았고 감바스는 양이 너무 적었... 조개찜은 개인적으로 맛이 별로!



2. 거한 아침, 카페 페더럴 Cafe Federal

훈훈한 분위기와 양도 맛도 좋았다!


3. 가벼운 점심, Cafe de la Luz

동네 힙하고 분위기 좋은 카페

대구요리 + 와인 2잔 + 카모마일티 통 20.8 유로


오늘의 책

기억술사 2,3 권 오리가미 교야의 장편 소설

기억을 지우는 사람 그리고 기억에 대한 에피소드

책이 잘 안읽어질때 가볍게 산책하듯 읽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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