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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잘쓰는헤찌 Aug 14. 2024

아빠를 보내드린 이야기7

아빠 생일 즈음 시작해서

나는 매우 선명하고 황홀한 꿈을 꾸었다.


아빠가 계시던 동네 이름이 a라면

꿈에 나온 장소는 b라 하자.

a와 b의 거리는 도보로 15분쯤 된다.


b 장소에서 화려한 나비떼들이

하늘로 황홀하게 날아올랐다.

나비떼들이 날아 오르는 장소에는

화환이 여러 개 있었는데,

꿈 속에서 기분은 참 좋았다.


나는 이 역시 그냥 개꿈이라 생각했다.


꿈에서 깨고 아침이 밝아오자,

아빠가 쓰시던 방의 창문에는

검은색 나비가 다소곳이 붙어있었다.


우리집은 고지대에 고층인데,

나비가 올라오다니 참 신기했다.


그리고 그 쯤해서 남편이 계속 아빠 방에서

이불을 깔고 자기 시작했다.

아빠가 1년은 다른 곳에서 주무시긴 하지만

나는 왠지 모르게 다른 사람이

아빠 방을 쓰는 게 싫었다.

아빠의 존재가 사라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나비 꿈을 꾸고,

3주가 지나자 거짓말처럼

아팠던 내 몸이 가벼워졌다.


몸이 가벼워지자

내가 가장 먼저 먹었던 음식은ㅋㅋㅋ

죽도 아니고 밥도 아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빠가 가장 좋아하셨던

쌀막걸리였다.

바로 전날까지 갈비뼈가 아플 정도로

배에 가스가 차서 약을 먹고,

위염과 무기력에 고생을 했었다.


그러나 몸이 날아갈듯이 가벼워지더니

아빠가 좋아하셨던 쌀막걸리를 사달라고

남편에게 말했다.


그때 둘이서 6병은 먹었던 것 같다.

그리고 아빠에게 자랑했다.


그 순간,

아빠도 같은 막걸리를 드신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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