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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끌로이 May 30. 2019

외로워서 마신다? 위험한 '키친 드링커'

외로워서 마신다? 위험한 '키친 드링커' 



마음이 허전하고 우울할 때마다 주방에서 홀로 술을 마신다. 남편이 속을 썩이고 잠도 오지 않는 밤이면 술을 마셔야 잠이 온다. 처음에는 와인 한 잔, 지금은 와인 한 병을 마셔야 한다. 가족들이 잔소리를 하지만 본인은 끊을 생각이 없다. 많이 마시는 것도 아니고, 술 마시고 주사를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혹시 나도 키친 드링커? 

전형적인 키친 드링커(Kitchen Drinker)의 일상이다. 키친 드링커는 부엌에서 혼자 술을 마시다 알코올 의존증에 빠진 주부들을 일컫는 말로, 최근 여성 알코올 의존증 환자가 늘면서 나타난 신조어다. 미국의 여성 알코올 중독자 통계만 봐도 40대가 가장 많고, 50대, 30대 순이다. 술을 마시는 여성이라 해서 모두 키친 드링커는 아니다. 여기서 핵심은 '혼자' '몰래' '매일'이다. 


원인은 대부분 가정 문제 

키친 드링커가 알코올 의존증에 빠지는 원인은 대부분 가정 내에서 출발한다. 자녀들은 대학에 진학해 이미 부모의 둥지를 떠났고, 남편은 바깥일로 자주 집을 비운다. 어쩌다 일찍 퇴근한 날에도 tv를 보거나 취미생활 하는 것으로 각자 시간을 보낸다. 아무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없다. 가정생활에서 오는 우울과 불안, 고민을 술로 푸는 것이다. 


혼자 마시는 술은 우울증 위험 높아 

실제로 배우자나 자녀, 시집살이, 경제 문제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특히 혼자 마시는 만큼 빨리 취하고, 술 자체를 자기 위안이자 친구로 삼게 돼 스스로 많이 마신다는 자각을 하지 못한다. 이처럼 자기 치료를 하기 위해 마시는 술은 오히려 우울증과 자살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 술은 중추신경계를 억제한다. 그래서 술을 마시면 잠시 동안은 긴장이 풀리는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생각과 기분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이 약해져서, 더 깊은 우울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심리적 원인에 먼저 접근해야
주부 알코올 중독은 단순히 '술'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키친 드링커는 지난 세월에 대한 회한과 마음의 상처를 달래려 술을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가족과의 소통 단절, 소외감, 고립감이 술을 마시면 그나마 덜 느껴지기 때문에 술을 위안 삼는다. 특히 여성 환자들은 병원을 쉽게 찾지 않고, 치료 순응도도 낮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원인이 되는 심리적 요인에 먼저 접근해 습관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키친 는 스스로 숨기는 경향 강해
여성 알코올 의존증 환자를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도 치료에 걸림돌이 된다. 여성의 음주에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가 많아서 가족 뿐 아니라 본인 스스로도 치욕을 느껴 음주 문제를 더 숨기는 경향이 있다. 키친 드링커는 아침에 가족들이 집을 나선 뒤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그러나 가족들이 돌아올 시간이 다가오면 양치질을 하거나 잠을 자는 등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것처럼 행동해 초기에는 가족들도 눈치채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 이상 감추기 어려울 만큼 의존성이 심해졌을 때 가족들이 알아차리게 된다. 


가족의 관심과 이해가 절실 

가족들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 갑자기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늦어지거나 옷매무새가 흐트러지는 등의 변화가 보이면 그냥 넘기지 말자. 알코올 의존증은 병이지 그 사람의 인격이 아니라는 생각이 필요하다. 가족들도 술마시는 엄마를 비난하기에 앞서 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지 이해하고, 조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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