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Bagel
기본에 충실한 정통 빵집
뉴요커의 한 끼를 책임지는 에싸베이글(Ess-a-Bagel)
‘베이글을 먹지 않고는 뉴욕을 말하지 말라' 이는 조금 과장된 표현이긴 하다. 그러나 뉴욕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 세 가지를 꼽으라면 스테이크와 피자 그리고 뉴욕 베이글이다. '베이글이라고 해봤자 결국 빵인데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이런 마음으로 들어섰다가도 그 맛에 반해 매일 먹고 싶은 음식 리스트에 넣게 된다는 베이글의 명가, 에싸베이글(Ess-a-Bagel)은 뉴욕 음식 역사를 새로 썼다.
휘황찬란한 자태를 뽐내는 예쁜 디저트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꿋꿋하게 43년째 정통과 기본에 충실해 온 뉴욕의 에싸베이글. 지금도 같은 자리를 지키며 뉴요커들의 든든한 밥심을 책임지는 곳이다. 오랜 세월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으며 명물로 자리 잡은 에싸베이글의 저력을 탐구해본다.
아침 6시, 에싸베이글이 문을 여는 시간이다. 이 시간에 맞춰 급하게 뛰어 나가도 에싸베이글 앞은 늘 붐빈다. 특히 오전 9시 즈음이면 가게 밖으로 줄이 길게 늘어선 진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아침을 에싸와 함께 여는 것이 일상인 뉴요커들 덕분이다. 여기에다 머레이 베이글(Murray's Bagel), H&H 베이글과 함께 에싸베이글이 뉴욕을 대표하는 베이글집으로 알려지면서 이곳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뉴욕 여행 중 꼭 한번 들러야 할 맛집'으로 손꼽히고 있다.
에싸베이글은 맨해튼에만 2개 지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50번가와 51번가가 갈라진 곳에 자리한 미드타운 이스트 지점은 낡고 빛바랜 목재 외관에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다. 특유의 녹색 간판과 녹색 메뉴판에서 장인의 변하지 않은 맛과 정직함이 엿보인다.
대표메뉴는 연어베이글. 오늘날의 에싸베이글을 있게 한 간판 메뉴이다. 영문 메뉴 이름 또한 'A Signature Favorite'이다. 베이글에 연어, 파 크림치즈, 토마토, 양상추, 양파, 케이퍼를 얹은 평범한 구성이다. 하지만 일단 한 번 맛본 사람들은 그저 그런 베이글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빵맛이 다르다. 오스트리아 제과 가문 출신인 플로렌스(Florence)와 진 윌폰(Gene Wilpon) 그리고 플로렌스의 형제인 아론 웬젤버그(Aaron Wenzelberg)가 1976년, 처음 에싸 베이글을 창업할 때부터 집안 대대로 이어져온 반죽 배합법과 저온 발효법을 썼다. 특유의 폭신하고 찰진 식감은 이내 까다로운 뉴요커들 입맛을 만족시켰다. 개업 2년 만에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지역 으뜸 빵집으로 선정됐다.
에싸 베이글 이렇게 즐겨요
맛있다고 소문난 베이글. 어떻게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날까? 에싸 베이글이 초행길이라면 당황하지 말고 차분하게 기본에 충실하자. 에싸 베이글은 메뉴가 다양하다. 14가지 베이글 종류와 샌드위치, 샐러드, 스프 등을 판다. 크림치즈 종류만도 20가지가 넘는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메뉴를 탐독하는 데에만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럴 때에는 'ESS-A-FAVES' 메뉴만 보자. 이미 에싸 베이글을 다녀간 여러 손님들의 여론과 솔직한 맛평가가 응집된 맞춤형 구성이다. 식재료와 맛의 궁합을 고려한 주인장의 연구 결과이기도 하다. 앞서 소개한대로 'A Signature Favorite'이 가장 일반적이며, 'A New York Favorite: The Ess-a-BLTA'도 인기가 좋다. BLTA는 베이컨(Bacon), 양상추(Lettuce), 토마토(Tomato), 아보카도(Avocado) 의 조합을 말하는데 어디에서도 실패하는 법이 없는 완벽한 조합이다. 깔끔한 감칠맛을 원한다면 송어 샐러드가 들어간 'Melanie's Favorite'을, 소고기의 풍부한 육즙을 느끼고 싶다면 'The Pepe'를 추천한다.
애싸베이클 맛있게 먹는 법
1. 빵 종류를 고른다.
아무 부재료도 첨가하지 않은 기본 베이글(plain)부터 참깨, 통호밀, 양파, 계피맛 등 취향껏 베이글을 먼저 선택한다.
2. 빵에 얹을 크림치즈를 고른다.
여기서 한번 고비가 온다. 내 안에 잠복해 있던 결정 장애가 발현될 수도 있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키는 것이 에싸 베이글의 최대 매력이다. 눈앞에 펼쳐진 수도 없이 많은 크림치즈에 놀라지 말고 에싸가 자랑하는 다양한 맛을 차례대로 느껴보자.
무난한 맛은 버터, 야채, 훈제연어 크림치즈이며, 상큼한 맛을 원한다면 블루베리나 딸기 크림치즈가 좋다. 베이컨이나 야채 없이 크림치즈만 얹어 담백하게 먹고 싶을 때는 올리브 크림치즈, 애플 시나몬 크림치즈가 잘 어울린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두부 크림치즈도 있다.
3. 크림치즈와 어울릴 속재료를 고른다.
고기, 베이컨, 샐러드 등을 가득 채워 든든한 한 끼를 만들어 먹어도 좋다. 속재료 역시 20가지 이상인데, 모두 신선하고 풍미가 가득하다.
이렇게 삼단계를 무사히 마치고 완성된 베이글을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당신은 베이글과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다. 어디에서 무엇을 먹었느냐는 그 곳을 추억하는 결정적인 열쇠가 된다. 피렌체에서 먹은 파스타가 맛있었다면 이탈리아 여행이 즐겁게 기억될 것이고, 다낭에서 먹은 반미가 맛있었다면 베트남 여행이 통째로 달콤하게 기억될 테니 말이다. 에싸베이글 또한 뉴욕을 맛있고 즐거운 도시로 기억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올 봄, 뉴욕과 사랑에 빠져보자!
Ess-a-Bagel
위치 : 324 1st ave at 19th street, New York, NY 10009
831 3rd ave between E.50th street and E.51st street, New York, NY 10022
https://www.ess-a-bagel.com/
시간 1st ave : 6AM-8PM (Sat, Sun 6AM-5PM)
3rd ave : 6AM-9PM (Sat, Sun 6AM-5PM)
가격 :
INDIVIDUAL BAGEL $1.45 부터
PLAIN CREAM CHEESE Sandwich: $3.50
A SIGNATURE FAVORITE $14.50
MELANIE'S FAVORITE $16.45
A NEW YORK FAVORITE: THE ESS-A-BLTA $8.15
THE PEPE $13.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