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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대미술 발전상 한눈에 감상한다,'휘트니 미술관'

by 끌로이

미국 현대미술 발전상 한눈에 감상한다, '휘트니 미술관'이 준비한 특별전


뉴욕에서 20세기 현대미술을 감상한다고 하면 흔히 모마(MoMA), 구겐하임(Guggenheim)을 떠올린다. 이곳들과 견주어 단연 차별화된 특색을 보이는 미술관이 있다. 첼시에 자리 잡은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이다. 현대미술의 정수를 맛보고 싶다면 지금, 휘트니로 가보자.



1930년에 철도왕 반다빌트의 손녀이며 조각가인 G.V.휘트니(1875~1942)가 설립한 휘트니 미술관은 ‘미국 미술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최고 기관’이라는 뚜렷한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2015년 5월 첼시 미트패킹 디스트릭에 새 둥지를 틀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은 휘트니 미술관은 영문명칭대로 미국미술에 한하고 있다. 능력 있는 작가를 발굴해 육성할 목적으로 그들의 작품을 사들이기 시작한 만큼, 지금도 회화·조각·소묘·판화 등의 분야에서 현존 작가의 우수작 작품을 수집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20세기 미국 미술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 미술의 최근 발전을 조망하는 휘트니 비엔날레를 꾸준히 열어 그 명성을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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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hitne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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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ego Rivera, Flower Festival: Feast of Santa Anita, 1931. Encaustic on canvas, 78 1/2 × 64 in. (199.3 × 162.5 cm).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gift of Abby Aldrich Rockefeller, 1936. © 2020 Banco de México Diego Rivera Frida Kahlo Museums Trust, Mexico, D.F.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Image © The Museum of Modern Art/Licensed by SCALA / Art Resource, New York



'미국·멕시코 벽화 미술거장'전

잭슨 폴록과 제이콥 로렌스의 멘토였던 멕시코 화가들 특별전, '미국인의 삶: 멕시칸 벽화가들이 미국 미술을 재편하다(Vida Americana: Mexican Muralists Remake American Art, 1925–1945)이 오는 5월 17일까지 열린다. 전시작들은 1920년대부터 진행된 멕시코 벽화운동의 3대 거장 디에고 리베라, 호세 클레멘테 오로스코, 다비드 알파로 시케이로스의 작품이다. 또 잭슨 폴록, 이사무 노구치 등 60여명의 작품 200여점을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이다. 멕시코 예술가들이 미국 작가들에게 미친 영향과 시사점을 들여다볼 좋은 기회이다. 일부 미국 작가들은 흑인 이민사를 그린 멕시코 작가들의 스타일을 추종한 것이 눈에 띄는데, 화풍뿐 아니라 주제의식까지 흡수한 점이 놀랍다.

멕시코는 20세기 최초로 사회혁명이 일어난 나라이다. 1917년 수립된 혁명정부는 국민들에게 사회주의를 주입하기 위해 화가들을 이용한다. 공공건물에 사회주의 사상을 담은 벽화를 그리도록 지시한 것이다. 이 벽화들은 1980년대 한국 민중미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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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uleen Smith, still from Sojourner, 2018. Video, color, sound, 22:41 min. Courtesy the artist, Corbett vs. Dempsey, Chicago, and Kate Werble Gallery, New York



흑인 여성의 정체성 담은 전시

영화감독이자 멀티미디어 아티스트인 콜린 스미스의 작품 전시회, '콜린 스미스: 상관관계(Cauleen Smith: Mutualities)'가 오는 5월 17일까지 열린다. 콜린 스미스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정체성과 오늘날 흑인 여성이 직면한 문제를 다루는 실험적 작품을 주로 발표해왔다. 장편 영화 드리롱소(Drylongso)로 대중에게 알려졌다. 이번 특별전 역시 미국에 살면서 아프리카계의 규범과 생활 관습을 유지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투영한 작품이 주를 이룬다. 주제인 '상관관계'는 최근 촬영한 두 영화의 메시지를 평면에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작품이다. 영화는 1970 년대 흑인 페미니스트 조직과 전설의 재즈 작곡가 등 흑인 여성의 활약상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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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nes Pelton, Untitled, 1931. Oil on canvas, 36 3/16 × 24 3/16 in. (91.9 × 61.4 cm).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purchase, with funds from the Modern Painting and Sculpture Committee 96.175


몽환적인 사막 풍경 대중에 선보여

독일 출신 미국화가 아그네스 로렌스 펠튼(Agnes Lawrence Pelton, 1881 ~ 1961)의 몽환적인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전 '아그네스 펠튼: 사막 초월론자(Agnes Pelton: Desert Transcendentalist)'가 6월 말까지 열린다. 푸에블로 원주민의 원초적인 모습을 그린 초상화, 사막 풍경화에 탁월하다. 펠튼의 작품은 크게 세 가지 주제, 즉 초기 상상화, 미국 남서부 사람들과 풍경, 그리고 그녀의 예술혼을 투영한 추상 예술로 나눌 수 있다. 곡선, 사물의 형태, 섬세하게 반짝이는 빛의 베일을 추상 이미지로 표현한다. 그녀만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발산하기 위해 1921년부터 1932년까지 롱아일랜드 워터 밀에서 생활하다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 근처의 작은 마을로 옮겨 스스로 주류 예술 세계와 차단을 시도했다. 이번 전시에는 그녀의 작품 45점이 대중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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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za Lou, Kitchen, 1991-96. Beads, plaster, wood and found objects, 96 × 132 × 168 in. (243.8 × 335.3 × 426.7 cm).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gift of Peter Norton 2008.339a-x. © Liza Lou. Photograph by Tom Powel, courtesy the artist


70년 수공예 역사 확인

시각 예술가들의 공예 작품 70년 변천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 '장착의 이해: 예술로서의 공예, 1950-2019'가 내년 초까지 이어진다. 작가들이 재료를 고르고 다루는 방법, 응용하는 방법 등 여러 공예 기술을 소개한다. 직조, 재봉 같은 섬유 예술은 물론 도자기 예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마이크 켈리, 리자 루 등 60명이 넘는 아티스트가 참여하며, 작품은 약 80점이다.

사람들이 전통 회화나 조각보다 그릇, 담요 같은 실용적인 제품을 선호하기 시작하면서 겪는 혼란을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다. 대중 선호도가 떨어지는 작품을 생산해 오롯이 예술적 가치만을 부각시킨 작품, 실생활에 완벽히 녹아든 작품 등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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