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풍스러운 클래식 스포츠카의 성지'
시메오네 자동차 박물관(Simeone Foundation Automotive Museum)
차를 편리한 이동수단쯤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당신에게 선입견을 단숨에 부숴버릴 신박한 공간을 소개한다. 차는 이제 탈 것 이상의 디자인 예술임을 증명하는 의미 있는 장소이다. 필라델피아 외곽 조용한 곳에 자리한 시메오네재단 자동차 박물관(Simeone Foundation Automotive Museum). 과거 일부 자동차 마니아들의 전유물이었다가 대중의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약 75대의 레이싱 스포츠카가 관람객을 맞는다. 초기 알파 로메오와 F1 자동차 등 희귀한 컬렉션으로 가득 차 있다. '경쟁의 정신(The Spirit of Competition)'을 주제로 한 이 박물관은 자동차의 역사와 진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연대별로 전시하고 있다.
은퇴한 신경외과 의사가 50년 넘게 모은 개인 소장품
이 많은 희귀한 자동차들은 모두 누가 어떻게 사들인 걸까? 필라델피아 출신 신경외과 의사인 프레드릭 시메오네(Frederick A. Simeone)가 50년 넘게 모은 자동차를 필라델피아 8번가와 롬바드 거리 근처에 있는 개인 차고에 보관하다 은퇴한 뒤 박물관을 짓기로 결심하고 재단에 이 자동차들을 기증했다. 그의 자동차 사랑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것인데, 1972년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자동차 4대와 8000달러를 아들에게 남겼다. 이후 프레드릭은 세계를 돌며 꾸준히 자동차를 수집해 아버지가 남긴 유산과 자신의 수집품을 더해 컬렉션을 성장시켰다. 2008년 마침내 자동차 박물관 문을 열었다.
도로 레이싱 경험이 있는 스포츠카만 전시
시메오네 자동차 박물관의 소장품들은 몇 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갖춰야 한다. 모든 자동차는 헤드라이트와 펜더가 달린 스포츠카여야 하며, 도로 경주 기록이 있어야 한다. 경주 전용 트랙에서만 운행한 차는 인정하지 않는다. 레이싱 대회에서 승리한 경력이 있는 차를 수집한다. 또 자동차 외형은 물론 엔진 등 부품이 온전한 차만 박물관에 전시할 수 있다.
레이싱 대회 우승 차들만 모아서 전시한 '위너스 서클' 전시관에는 입을 벌린 모양의 형상을 한 1958년산 애스톤 마틴 DBR1 스포츠카와 수퍼챠저를 장착한 1927년산 벤츠 스포츠웨건이 전시돼 있다. 특히 벤츠 스포츠웨건은 8대만 생산됐는데 형태를 완전히 유지한 채로 남아있는 자동차는 박물관이 소장한 이 차가 유일하다.
1937년산 알파로미오 8C 2900A와 1933년산 알파로미오 몬자 8C 2000은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모델이다. 1909년산 미국의 언더슬렁(underslung)과 멋진 상어 모양의 1966년산 포드 GR40 MKII은 미국 스포츠카 산업의 역사를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1차 세계대전 이전에 열린 레이싱 대회 참가 자동차부터 1970년대 포르쉐 917 LH, 2002년 나스카 다이노 뮬까지 스포츠카의 어제와 오늘을 총망라한다.
미국 최대 스포츠 레이싱카 전시 박물관
시메오네 박물관은 미국에서 클래식 스포츠 레이싱카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박물관으로 기록된다. 한편에는 자동차를 해체, 복원, 수리하는 작업장이 있어 자동차 정비사들의 현란한 기술을 눈앞에서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자동차 전문 잡지에서나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었던 르망, 인디 500 등 클래식 자동차들이 여전히 매끄러운 모습으로 전시돼 있다. 대부분의 자동차는 아직까지도 운행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한 달에 두 번 관람객이 직접 큐레이터와 함께 자동차 시승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위치 : 6825 Norwitch Drive Philadelphia, PA 19153
사이트 : simeonemuseu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