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뒷목육아

엄마가 아픈 날 ⑦

웃지 마세요. 웃으면 혼나요.

by 송승은

S전자 OPIC 강의를 종강한 날이었다.

강의 나가며 대학원 다니며

이 어린양들을 건사하다가

이렇게 여유 시간이 생기니

내 육신이 적신호를 보냈다.


오늘은 엄마가 너무 피곤해.
오늘만 좀 둘이 조용히 놀아주라.


그러거나 말거나 두 분은 어찌나 투닥거리는지

방 안에서 뭘 던지고, 물소리도 나고

위험요소가 한두 개가 아니었지만

이 날은 내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소파에 누워 식은땀을 흘리며

땅 속으로 꺼지는 듯이 잠이 들었다가

"오빠 미워!" 소리에 소스라치고 깼다가

다시 또 가라앉듯이 잠이 들었다가

"엄마! 엄마!" 소리에 또 잠이 깨고

이렇게 저렇게 수 십 번을

잠이 들었다가 깨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어느 순간 그냥 곯아떨어졌다.

필름 단절


"똑똑!"

아이의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또 뭔 일이 났나 가슴이 철렁했다.

눈을 떴는데 내 정신도 오락가락이지만

내 앞에 있는 애도 정신이 없는 듯했다.


짜잔!
엄마! 잠만 자지 말고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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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잠이 확 달아나며

기가 막혀서 웃음이 터졌다.

그랬더니...

그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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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웃어! 왜 웃어! 왜 웃냔 말이야!


웃었다고 웃었다고...

자기 보고 웃었다고 뒤집어져서 우는데

내 몸에선 후끈후끈 열이 나고 정신은 외출 상태고

애는 저 옷을 입고 방바닥에서

데굴데굴 구르며 우는데


그 날은 내가

자다가 깨다가

웃다가 울다가

동네마다 하나 씩 있다던

바로 그

"머리에 꽃 단 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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