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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저슷두잇 Aug 28. 2017

일본은행의 금융정책에 대한 7가지 의문

2% 물가목표는 가능한 것인가

일본은행는 지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2%의 물가 목표 달성 시기에 관한 예상을 기존 '2018년 경'에서 '2019년 경'으로 미룬 바 있다. 이는 한편으로는 경기에 대한 총괄 판단을 상향 조정했으며 일본은행의 금융정책이 점점 시장 참가자에게 난해한 것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시장 참가자와의 대화가 잘 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면 장래 어떤 쇼크가 발생할 때에 일본의 금융시장, 금융시스템이 예상하는 수준 이상의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시장 참가자 중 한명으로 현재의 일본의 금융 정책에 관한 소박한 의문점을 몇 가지 들어 보고 싶다.


일본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



1) 왜 인플레이션은 지금도 2%가 적절하다 여기는지?


2%의 인플레율을 목표로 하는 소비자물가(CPI)에는 상향 편향이 있다. 금융정책에는 목표설정이 필요한 것이기도 한데, 사실 여러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도 대체로 2%정도의 인플레율을 목표로 금융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것이 일본은행이 단순히 다른 중앙은행을 표절했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주요국과 같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율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면 환율이 비교적 안정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원래 주요 10개국 중앙은행에서 Core CPI가 2%를 상회하며 달성하는 것은 현재 BOE 뿐이다. 만일 어떠한 구조적인 이유로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율이 동반적으로 저하되고 있다면, 상기 이외의 2가지 이유를 감안하더라도 2%가 적절하지도 않을 뿐더러 오히려 이미 비현실적인 수준이 아닌가 의심을 해야 한다.

지금도 물가상승률 2%를 목표로 할 것이 정말 옳은지 기존 거시 경제학에서의 상식에도 의심의 눈을 돌리고 다시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2) 금융정책으로 기업이 임금을 올릴 것인가?


이번 전망 보고서에서, 그리고 쿠로다 하루히코 총재도 기자회견에서 지적한 대로, 최종적으로는 경제가 성장했고 기업 수익은 최고 수준이며, 실업률은 역사적으로 낮고 유효 구인 배율은 버블시기 이후 최고 수준에 있다. 그래도 기업의 임금 가격 설정 스탠스는 여전히 신중한 것에 그치기도 했다.


쿠로다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지적했듯이, 물가만 오르기를 소비자는 원하지 않으며 임금도 함께 올라갈 필요가 있다. 거꾸로 말하면, 임금이 오르지 않으면 물가가 안정적이고 건전한 형태로 상승하지 않을 것이다.


일본은행는 이번에도 "거시적인 수급 격차가 개선하는 가운데 기업의 임금 및 가격 책정 입지도 점점 적극화할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하고는 있지만, 쿠로다 총재 취임 직후의 전망 보고서에서 일본은행은 같은 문구를 되풀이하고 있다. 기업이 임금을 인상하지 않는 것은 구조적 문제이며 또한 원래 금융 정책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같은 것은 아닐 것이다.



3) 금융정책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상태에 있는가?


최근 보여지는 것처럼, 물가상승률이 오르지 않는 것은 일본에서 뿐 아니라 글로벌리 추세라는 것이다. 선진국 CPI의 전년 대비 수치를 분석해 보면 각각의 기간 중 평균치에서 1980년대는 4.4%, 1990년대는 2.5%, 2000년대는 1.9%, 2010년 이후 현재까지 1.4%이다.


인플레이션율의 저하 경향은 분명히 글로벌리 동질적인 현상이며 구조적 요인이 배경에 있는 가능성이 클 것이다. 흔히 말하듯, 인터넷이 보급된 결과, 지금은 의자에 앉은 채, 다양한 점포를 비교하고 가장 싼 가격에 쇼핑을 할 수 있다.


함께 교외의 대규모 쇼핑몰이 늘고 있어 차로 나가서 싼 물건을 대량 구매하는 것도 보통의 일상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사회적인 변화가 물가 수준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금리와 지급준비율의 조작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현상은 아닐 것이다.



4)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 시기를 6번이나 미루는 상황에서 일본은행을 신뢰할 수 있나?


쿠로다 총재는 기자 회견에서 일본의 예상 물가 상승률이 낮은 물가에 이끌려가는 경향이 강한 것에 대해서, 그것을 충분히 감안하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인정했지만, 동시에 "전망이 빗나가서 신용이 없어진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솔직히 이는 통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논리다. 민간의 분석가들에게 '전망이 틀렸다 해도 신용은 없어지지 않는다'라고 할 수 없다.


한편, 일본은행는 물가안정목표의 실현에 강하게 의존하는 금융 완화를 추진함으로써 중장기적인 예상 물가상승률은 상승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일본은행의 전망을 믿어 주는 사람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는 의문이다.



5) 일본은행 정책위원 9명 중 8명이 전망에 자신 없는 것 아닌가?


일본은행는 이번 전망 보고서에서 2%의 물가안정목표를 위한 모멘텀은 유지되고 있다면서, 쿠로다 역시 기자회견에서 모멘텀이 유지되는 상황이어서 추가 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물가 전망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인 예상 물가상승률 동향을 중심으로 후퇴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어 정책위원의 <물가 전망과 리스크 평가>에서는 9명의 위원 중 8명이 자신의 2019년도의 핵심 소비자물가지수의 전망에 관해서 '후퇴 리스크가 크다'고 보고 있다. 저번 4월 때는 '후퇴 리스크가 크다'라고 지적한 위원은 9명 중 6명이었다.


일본은행는 이번 회의에서 2% 물가목표 달성 시기에 관한 예상을 기존 '2018년 경'에서 '2019년 경'으로 미뤘지만, 아무래도 정책위원 대부분이 2019년도에서도 무리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래서는 중장기적인 예상 물가상승률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6) 일본은행의 ETF 매입액은 정말 작은 것일까?


일본은행은 그들이 매년 6조엔의 페이스로 ETF를 매입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부작용도 없으면서 기업 지배구조를 저해하는 것도 없이 매입액도 도쿄주식시장의 시가총액에 비하면 크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일본은행는 7월 10일 시점 기준 15.6조 엔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도쿄증시의 시가총액은 약 600조 엔으로 일본은행은 대략 3%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연금기관인 GPIF가 보유한 일본 국내 주식은 35조 엔 정도여서 일본은행 보유액은 그보다는 작지만 시장참가자가 문제 삼는 이유는 일본은행이 앞으로도 매년 6조 엔의 페이스로 매입을 계속 하겠다는 약속 때문이다.


만일 2019년도에도 물가가 목표에 도달하지 않고 계속해서 6조 엔의 매입을 계속하고 있으면, 일본은행의 주식 보유액은 GPIF를 넘어설 것이다. 부채의 성질을 생각할 때 국가의 연금기금보다 많은 주식을 보유하는 중앙은행은 정말 괜찮겠느냐고 물을 수 있고 이 점은 매우 걱정된다.



7) 시장 기능을 해치는 것의 묵시적 비용이 경시되고 있지는 않은가?


또 한가지 이상한 것은, 쿠로다가 기자 회견에서 ETF 매입에 대해서, 저가 매수의 기회를 잃게 만든다는 비판도 있다는 질문에, "채권이나 주식이나 가격이 크게 움직이지 않으면 이익이 안 나올지도 모르지만"이라고 대답한 점이다.


최근 일본은행에서 이런 발언이 나오고 있는 것에 많은 생각이 든다. 즉, "시장이 움직이지 않게 되면 시장참가자는 이익을 낼 수 없어 자신의 일을 생각하고 불평을 한다는 얘기"라는 뉘앙스의 발언이다.


그러나, 시장참가자가 이익을 내지 못하는 관리된 시장은 당연히 활력을 잃게 된다. 많은 참여자는 그 시장에서 철수하고, 시장으로서 순기능을 하지 못한다. 일본은행이 일본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금융정책을 실시하고 있다면, 경제의 중요한 구성 요소인 기업의 자본 조달의 기능을 빼앗아 좋을 것이 없다고 본다.


국채시장에 관해서도 선진국에서 가장 큰 'GDP 대비 국가채무'를 안고 있는 일본의 국채시장에서 참가자를 내보내는 것이 진정 옳은 것인지 의문이 든다. 일본은행는 시장기능을 해치는 것의 비용을 경시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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