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저슷두잇 Sep 11. 2017

중국당국이 위안 강세를 유도하는 숨은 배경

수많은 추측중 도드라진 것들

지난 5월 이후 위안은 예상하지 못한 가치 급등으로 깊은 겨울잠에서 깨어 나오는 것 같다. 왜 그럴까?


1일 고시된 위안은 지난해 대선 이후 최고로 절상됐다. 인민은행이 고시한 달러위안 환율은 6.8090위안으로 지난해 11/10 이후 최고치이다. 위안은 전날 대비 0.8% 급등하며 일일 상승폭으로는 1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올해들어 최근까지도 위안은 달러대비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으나, 이번주 역외시장에서 위안은 최고치로 뛰어 올랐다. 달러위안 환율이 6.7677위안까지 내려 11/4 이후 최고치에 달했다. 전일(5/31) 대비 1.2%나 오른 수준. 역외 위안이 급등한 이유는 HIBOR를 급격히 올렸기 때문이다. 외환당국은 5/29 5.35%에서 5/31 21.08%로, 6/1 42.82%로 급등시키면서 위안 강세를 유도했다. PBoC가 역외환율을 관리하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위안 유동성을 스퀴즈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간간히 발생한다. 그들은 이런 방법이 시장친화적이라고 믿고 있는 듯 하다.


이렇게 마켓에서는 위안이 다른 아시아통화 대비 큰 움직임을 보인 이유가 당국의 핸들링에 의한 것임은 인식하고 있지만, 당국이 왜 그랬을까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는 중이다. 지난 1월, 당국은 외환시장의 투기꾼들을 잡기 위해 개입을 한다는 입장을 취했지만, 이번에는 그런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분석해 보았다. 왜 그런 움직임을 취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1.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


중국은 무디스의 뜬금없는 국가 신용등급 하락에 기분 나빠하면서 맹비난을 했고, 관영 언론을 통해서도 비난의 수위를 높이면서 즉각적인 조치들을 취했다.


우선, 5/24 신용등급 하락 직후 위안은 역외시장에서 2% 가까이 절상되었는데, 이유와 진행과정은 앞서 기술한 내용에 나와 있다.    




2. 마켓 안정시킬 필요가 있어서


마켓에서 중국에 대한 불안감은 무디스 움직임 이전에 당국의 디레버리징 움직임으로 주식과 채권 트레이더들을 쓸어버리면서 이미 중국물에 대한 센티멘트를 악화시킨 바 있었다. 어쩌면 위안을 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마켓을 진정시키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 중 하나일 수도 있고, 연말 공산당 2기 지도부의 재편에 따른 마켓 변동성에 내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일 가능성도 있다.   



3. Fed의 금리 인상 관련 요인


한편, 마켓 컨센에 따라 6월 금리 인상이 예정되어진 부분에 대해 위안을 선제적으로 강하게 하고 있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2017년 중국의 성장은 정점에 달했다는 판단에 따라 PBoC가 행하는 긴축정책에 대한 완충역할로 자국 통화를 지지하는 쪽으로 지원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또한, 정책당국이 장래에 발생할 글로벌 달러 강세를 앞둔 시점에서 자국 통화의 마켓 신뢰를 높이기 위해 위안에 대한 더 많은 가이던스를 만들고 싶어할지도 모른다는 Fed의 아이디어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 고시환율은 투명성이 떨어지고 마켓 영향력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4. 가격 괴리


한편, PBoC가 고시하는 위안보다 현물환이 더 약하게 움직이는 것에 대한 당국의 우려도 작용했을 것이다. 스코셔은행의 한 외환전략가는 "스팟 가격이 고시환율보다 낮다는 우려로 PBoC가 환율고시방법에 '경기대응적 조정변수'를 감안하는 식의 변화를 주려고 한다"고 언급했던 점을 볼 때, 가격 괴리에 대한 부분을 조정하고 싶어하는 의지일 수 있다. 어쩌면, 달러 약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중국 당국은 위안이 강세 통화가 되길 원하는 듯 읽히기도 한다.    




5. 더 이상의 약세는 없다


트럼프 당선 이후 위안의 약세는 뜨거운 감자였다. 트럼프는 중국당국이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국통화 환율을 의도적으로 낮추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최근 흐름으로 보면 다른 통화 대비해서도 그렇고 위안의 약세 움직임은 많이 완화된 상태다. 하지만, 당국은 달러에만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 만족하지 않으며, 24개의 통화 바스켓 대비에서 역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길 원한다. 마켓에서의 인식은 위안 약세에 대한 편향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를 깨야 할 필요도 있다.    




6. 남아 있는 트럼프 우려


노무라의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 통화정책에 대해 엄중한 비판을 가하지는 않지만, 트럼프가 시진핑과 만나기 직전인 4월초부터 위안 고시 산정방식에 대한 변경을 주목했다고 말하면서, 그들이 예상했던 것 보다 강하게 상승하는 위안을 보면서 '경기순환 조정요인'을 고시환율 산정 방식에 감안하겠다는 이면에는, 미국의 정치적 압력이 위안화 안정을 추구하는 것의 배경이 될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PBoC 등 당국의 대처에 따라 위안 약세를 전망하던 IB들은 그들의 전망을 수정하고 있는 중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북한 경제의 미스터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