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저슷두잇 Sep 14. 2017

실질환율은 '엔고'로의 회귀를
예상하고 있는 중

달러표시 자산의 hedge를 고민해야

지난해 말 고점을 찍은 달러는 최근까지 전반적인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유로달러 환율은 작년 12월 1유로에 1.04달러 대를 최저로 현재는 1.20달러 수준까지 약 15% 남짓 유로 강세(달러 약세)가 진행되었다. 올해 5월 9일, 시카고 IMM 비상업부문 보유통화 발표 이후 오래도록 지속된 유로의 매도세는 유로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유로달러 환율 상승의 템포가 빨라졌다.


그에 비해 달러엔 환율은 지난해 12월 달러엔 환율 최고치인 달러당 118엔 대에서 여전히 9% 정도 엔고(달러 약세)에 그쳤다. 그러나 장래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경제는 견조하지만 이미 트럼프 정권의 감세와 대규모 인프라 투자라는 큰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를 가졌던 올해 초봄 이후 기대와는 멀어져 가고 있다. 그 결과, 엔 약세(달러 강세)는 제한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따라서, 엔고를 향한 움직임은 눈 앞 수개월에서 1달러당 100엔 전후까지, 트럼프 정권 후반기 (2019~20년)에는 미국 경제가 다음 경기 침체로 진행할 위험이 높아진다는 가정으로 다시 1달러당 90엔 또는 80엔 수준을 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평균 4년 간격으로 최고점과 최저점을 계속


환율에 대한 나의 장기적인 견해는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시장환율(명목환율)은 상대적 구매력 평가에 따른 이탈 및 회귀를 반복한다.

(2) 상대적 구매력 평가의 계산은 일본에서는 기업 물가지수, 미국의 생산자 물가지수 같은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이러한 물가지수는 무역상품을 많이 포함하기 때문이다.

(3) 그러나 상대적 구매력 평가는 언제를 기점으로 계산하는가에 따라 왜곡이 가능하다.

(4) 이러한 기점 의존을 피하기 위해 시장에서의 시세를 상대적 구매력 평가로 나누어 실질환율지수를 계산하고 장기적인 평균치에서의 괴리 정도에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


'시장 가격이 상대적 구매력 평가에 장기적으로 회귀 수렴한다고 해도, 그것은 10년에서 20년이 걸리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꼭 그렇지 않다. 다음 그림을 살펴보자.



1973년 변동 환율제 전환 이후의 달러엔 시세를 보면, 실질환율이 추세적 평균치에서 크게 괴리하는 움직임은 고점 6회 저점 5회가 평균 4년 기간으로 반복되고 있다. 현재는 6번째 고점에서 조금 내려온 상황이다.


1973년 이후로 달러엔 실질환율을 그려보면, 1973년 이후의 총평균치와 거의 수평에 가깝게 겹쳐진다. 따라서 이 평균치에서 달러 강세 혹은 약세의 괴리도를 보면서 상향 괴리되면 달러가 비싸고 대폭 하향 이탈을 하면 싸다고 판단하면서 외화를 운용하면 참 편리하고 유용했다. 상당한 괴리의 기준은, 예를 들어 1 표준편차의 괴리다. 이것은 시세 변동이 3 분의 2의 확률로 그 범위에 진입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견해를 약간 수정했다. 실질환율이 전체 기간의 평균으로 회귀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괜찮은 생각이지만, 실질 물가지수는 다양한 편향을 야기할 수 있고, 또한 당해 물가지수가 상대적 구매력 평가를 계산하는데 이상적인 내용이라는 보장도 없다. 데이터의 편향이 누적하는 경우는 거의 환율 움직임이 회귀하는 추세 값 자체가 변화해 버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쉴러 PER의 교훈


시세가 장기적으로 회귀하는 추세가 있고, 이를 찾는 시도는 주식의 세계에서 '쉴러 PER(CAPE Ratio)'이 유명하다.


통상의 PER(주가 수익률=주가/1주당 순이익)은 주가지수를 대상으로 계산해도, 분모가 되는 1주당 순이익의 변동이 너무 커서 주가가 비싼지 싼지를 판정하는 안정적인 지표일 수는 없다. 그래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쉴러 교수는 S&P500을 19세기까지 소급 계산하고 분모의 1주당 순이익을 인플레이션 조정 후의 과거 10년간 실질 평균 이익으로 산출했다. 이것이 '쉴러 PER'이다. 분모가 안정된 수치가 되고 이것이 앵커가 되어야 주가지수가 비싼지 싼지를 판단하는 지표가 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쉴러 PER는 1980년 대까지는 1881년 이후 장기간 평균치(15배 안팎)의 격차와 회귀를 반복하면서 대국적인 저가 고가를 알아보는 지표가 된다고 생각되었다.


1990년대가 되면 쉴러 PER는 15배를 뛰어넘어 훨씬 높게 상승하면서 1990년대 초반 쉴러 교수는 "미국 주식은 이미 비교적 비싸서 앞으로 반락 리스크가 높은 상태다"라고 선언했는데, 이후 쉴러 PER의 상승은 일시적이 아니라 현재까지의 평균치는 25.4배가 되고 말았다.


이처럼 초장기에 걸쳐서는 데이터 자체에 어떤 편향이 생기거나 혹은 현실 구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러한 불확실성을 전제로 한 경우 시세가 회귀하는 추세적인 수준은 데이터 전체 기간 평균이 아니라 장기의 이동 평균값으로 계산하는 것이 좋다고 나는 생각을 수정했다. 그러면 장기적인 안정성과 초장기적 유연성을 양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실질 달러엔 환율도 과거 10년의 이동평균치의 괴리를 보도록 했다. 그것이 위 그림의 파란색 선이다(황색 선은 상하 1표준편차의 괴리 수준). 예를 들면, 10년 이동평균치에서 실질환율이 1표준편차 상향 괴리하면 달러 매도신호, 반대로 하향 괴리하면 달러 매수 신호로 판단하고, 이러한 신호등에 따라 달러를 사고팔면, 장기적으로 매매 차익을 누릴 수 있다.



2012년 이후 4국면 종반까지


2012년 이후 전반적으로 달러엔 환율은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의 변화로 설명할 수 있는 범위를 크게 넘어 엔이 하락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것을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이 연출한 '쿠로다 임팩트'라고 부른다.


우선 2012년 12월부터 2014년 9월까지 제1차 약세 국면이다. 아베노믹스의 탈디플레 선언과 이를 위한 대담한 금융완화(제1차 쿠로다 임팩트)는 일본의 장기금리의 하락(미국과 일본의 장기금리 격차 확대)을 통해서 '인플레 기대, 즉 엔의 구매력 저하에 따른 엔 약세 전망'형태로 시장 참가자의 엔 매도를 촉구하고 1달러당 80엔 전후에서 100엔 대 전반까지 엔 약세를 실현했다.


제2차 약세 국면은 2014년 10월의 추가 완화 쇼크(제2차 쿠로다 임팩트)로 약 1년간 1달러당 125엔 전후까지 엔 약세가 계속됐지만, 그 작용 경로는 이후 설명하듯 거의 '쿠로다 임팩트'에 유발된 인플레 기대뿐이었다.


제3국면은 2015년 12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인플레 기대 반락 국면이다. 그가 당초 2년에 달성하겠다고 말한 소비자 물가지수 +2%는 만 2년이 지난 2015년 3월이 돼도 실현되지 않았다. 거기에 중국 쇼크나 국제 원유가격 급락 등으로 신흥국, 자원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가 불안해지기도 했다.


그 결과, 인플레이션 상승 기대가 반락되며 엔 매도 포지션을 되감아 엔 매수 수요가 일어나고 1달러당 100엔 전후까지 급락했다. 2016년 2월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라는 추가 완화책은 시세에 큰 임팩트를 가져오지 못했다.


제4국면의 시작은 2016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고 트럼프 후보가 승리하면서 시작되었다. 후보가 내세우던 감세와 인프라 투자가 성사되면 미국의 경기가 좋아지며 달러표시 채권의 금리 상승 속도가 가속화된다는 예상으로 달러 매수가 촉발된 것이다. 시카고 IMM의 비상업부문 보유 통화량도 2016년 10월까지 엔 매수 상태였지만 11월 하순에는 다시 엔 매도로 돌아섰다. 이 시기에는 미국의 장기금리의 변화와 달러 환율의 변화의 상관성이 강해졌다.


아마도 현재는 이 제4국면의 종반에 있는 것일까. 글 초반에서 말한 대로 미국 경제는 트럼프 정권의 실종과는 관계없이 안정적이다. 그러나 정책 실행 측면에서 행정부 각 부문의 주요 포스트 내에서도 좁혀지지 않는 채 정권 내부 인사의 사퇴를 거듭하면서 의회와 공화당 당내와의 관계도 심하게 삐걱거렸다. 대규모 감세 및 인프라 투자로 일시적으로 경기가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는 현재 거의 퇴색했다.



중장기에서는 엔고에 대비


이러한 달러엔 환율 리뷰는 다음과 같은 분석 결과를 기초로 했다.


2005년 1월부터 2017년 7월까지 달러엔 환율의 변화(전년 동월 대비 %)를, (1) 미일 장기금리 격차 변화(10년 물 국채 이자율), (2) VIX지수(투자가의 리스크 허용도의 바로미터), (3) 쿠로다 임팩트(유령 변수)의 3가지 요인(설명 변수)으로 회귀분석하면 유의미한 설명도 높은 결과가 얻어진다. 설명도를 나타내는 결정계수는 0.67이며 이는 달러엔 환율 변화에 대해 67%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S&P500의 옵션거래의 변동성인 VIX지수는 투자자의 리스크 허용도를 반영할 변수로 자주 이용된다. 즉 투자자의 리스크 회피적 변화는 VIX지수 상승과 리스크 오프에 따른 엔 매수 반응을 일으킨다. 반대로 리스크 허용도의 증대는 이 지수의 하락, 리스크 온에 따른 엔 매도를 일으키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또 유령 변수란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경제 금융 데이터가 아니고, 1차례의 영향으로서 생기는 일을 회귀분석에 반영시키는 방법이다. 쿠로다 총재가 취임한 2013년 3월부터 1년간 추가적인 금융완화 조치가 진행된 2014년 10월부터 1년간 '쿠로다 임팩트'로 dummy 변수를 설정하면, 유의적으로 높은 설명도를 얻을 수 있다.


이 회귀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달러엔 환율에 강한 영향을 미친 요인을 살펴보면, 2008년 리먼 쇼크 전후의 엔 급등과 달러 급락에서는 VIX지수 폭등과 미일 장기금리 격차 축소가 엔의 상승 달러 하락의 원인이었다. 2013년이 되면 '제1차 쿠로다 임팩트'와 미일 장기금리 격차 확대가 엔 하락 달러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고, 추가 금융완화가 실시된 2014년 10월부터 1년간은 거의 '제2차 쿠로다 임팩트'에서만 엔 하락 달러 상승이 작용했다. 그리고, 2016년 여름부터 그 해 말까지 다시 미일 장기금리 격차 요인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내년 봄에 임기 종료를 맞는 쿠로다 총재의 연임 여부에 관계없이 일본은행의 추가 완화책으로 엔화가 약세를 일으킬 가능성은 이제 거의 없을 것이다. 일본은행의 금융정책의 실패, 국채 폭락, 엔 폭락의 시나리오를 펴는 부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종류의 위기는 그 나라의 대외 포지션이 순수 부채이고, 경상수지 적자로 해외에서의 자금 유입에 의존하는 조건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지금의 일본에서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예측 불가능한 사정으로 미국이 얽힌 한반도 유사시의 리스크와 중국의 경제 금융 리스크가 있다. 모든 투자자의 글로벌 규모의 리스크 회피를 촉발할 수 있는 사안으로 엔고의 원인이 된다.


이상을 정리하면, 중장기 엔고에 대한 회귀가 일어난다고 보고, 달러표시 자산의 헷지 비율을 높여 유지하는 것이 투자자로서 나의 방침이다.



※ 원문을 번역한 글입니다(원문: 로이터).


매거진의 이전글 멈출 수 없는 유로의 강세와 ECB의 고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