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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저슷두잇 Sep 25. 2017

일본경제의 '미니 버블' 붕괴 리스크

2019년을 주목한다

제2차 아베 신조 내각이 출범한 2012년 12월에 시작된 경기 확대 국면은 올해 9월, 1965년 11월부터 1970년 7월까지 57개월간에 걸쳐 있던 상황에 이어 전후 2번째 기간에 달할 전망이다. 지금까지의 전후 최장 경기확대 국면은 2002년 2월부터 2008년 2월까지 73개월 동안 지속된 기간인 바 있다.


1960년대 후반, 당시 일본은 실질 경제 성장률로 연평균 10% 이상의 고도 성장기에 있었고, 임금이 크게 상승하는 등 경제 전반에 걸쳐 호황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현재는 경기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실질 성장률은 1% 정도에 그치고 있고, 임금 상승은 지지부진한 채 경제생활자 관점에서 보면 호황의 느낌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다만, 노동 수급이 빡빡해지고 있다. 7월 완전 실업률(계절 조정치)은 2.8%로 2개월 연속 3%를 밑돌아 1994년 이후 23년 만의 최저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이번 달의 유효 구인 배율(계절 조정치)은 1.52배로 과거 버블기를 넘어 1974년 이후 43년 만에 최고 수준에 달했다. 특히 건축 토목 분야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이 부문의 유효 구인 배율(포함한 파트, 실수)은 5배에 달한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내근직 등은 구인 수가 구직자 수를 밑도는 등 직종에 따른 고용 불균형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비정규 고용의 증가가 가세하면서 경기 확대의 혜택을 실감하기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자산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미국, 유럽 등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뿌려 온 돈에 힘입어 주가가 사상 최고치에 달하며, 5년의 기간 동안 2배가 넘는 수준으로 상승하였으며, 부동산 가격도 도쿄 중심부 등을 중심으로 급상승했다.


원래 버블의 존재를 입증하기란 매우 어렵지만, 1980년대 후반의 버블 정도는 아니더라도 미니 버블이 형성되고 있을 가능성을 부정하는 것 역시 어렵다고 본다.



일본은행 채권 매입도 장래에는 하락 리스크


버블 경제의 정의는 자산 가격이 투기에 의해서 실물 경제에 크게 동떨어지고 상승하는 경제 상황을 가리키고, 많은 경우 신용 팽창에 의해 진행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일본경제에 버블의 싹은 자라고 있는 것일까.


디플레 심리가 오랫동안 계속되어 왔다는 점에서 그 체감은 크지는 않지만, 금융자산 시장만 보더라도 NIKKEI평균 주가가 2만 엔대를 회복하는 등, 리먼 쇼크 직후의 7000엔 하락을 보던 시절에 비하면 참으로 격세지감이 있다.


물론, 버블의 절정기였던 1989년 말의 사상 최고치(3만 8915엔)에 비하면 여전히 절반 정도의 수준이며, 도쿄증시 1부 상장 전 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R)도 최근 평균 17배 정도여서 버블 시절 60배를 보였 주었던 바에 비하면 버블에 한참 못 미친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도쿄증시 1부의 시가총액이 이달 19일 613조 7,404억 엔으로 2015년 8월 10일 609조 5,652억 엔을 넘어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괄목할 만하다.


확실히 도쿄증시 1부 상장기업 수가 버블 당시로부터 70% 이상 늘고 2천여 개를 웃도는 것이나, 해외시장의 시가총액도 크게 늘어난 상황에 비추어 보면, 도쿄증시 1부의 시가총액 증가에 별 의미가 없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일본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현재 약 540조 엔으로 1990년 당시(약 450조 엔)보다 2할 정도밖에 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과열감은 지울 수 없다.


또 일본은행의 연간 6조 엔 규모에 이르는 ETF 매입 등으로 현재 주가가 꽤 크게 부양된 점에는 주의를 기해야 한다. NIKKEI 평균은 일본은행의 ETF 매입으로 3천 엔 정도 인상되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어찌 보면, 지금의 가격 형성에 일본은행의 자산 매입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장기적인 하락 위험의 원천이 될 것 아닌가 싶다.



2019년은 일본 경제의 중대 국면


부동산 시장에서도 일본은행을 비롯한 중앙은행의 완화정책에 의한 반등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일본의 부동산은 엔화 약세에 힘입어 해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졌고, 현재의 가격 수준은 내재가치 이상으로 들어 올려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일본은행이 연간 900억 엔 규모로 부동산투자신탁(REITs)을 매입하고 있는 것도 부동산 시장 과열감을 높이고 있다. 물론 이번의 부동산 가격 상승은 아직 도쿄 등 대도시권에 국한된 것으로 전국 방방곡곡의 부동산, 골프장이 동반 상승한 버블기와는 크게 다르다. 그런 차원에서는, '미니 버블'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문제는 이 미니 버블의 붕괴 리스크이다. 확실히 수년 동안 디플레이션 탈피를 목표로 한 쿠로다 일본은행의 완화 정책이 없었다면 팽배했던 디플레 정서의 개선은 없었을 것이고, 5년 가까이되는 호황도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동안 침체했던 잠재성장률 상승이라는 일본경제의 과제 해결이 급등했는지는 의구심이 남는다.


또 금융 완화책의 지속성에도 노란불쯤은 켜졌다. 장기국채 매입량은 일본은행이 목표로 내걸고 있는 연간 80조 엔 수준을 밑돌고 있어 실질적인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은 시작되고 있다도 말할 수 있다.


'2년 내 2%'의 물가 목표를 기치로 기대감을 조성하고 엔 가치의 하락, 주가 상승을 가져왔던 쿠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내년 봄, 5년 임기 만료를 맞는 것을 감안하면 추후 출구전략에 대한 의구심이 시장에 퍼지자, 미니 버블 붕괴의 실마리가 될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돌이켜보면 지난 버블 경제의 최종 단계에서는 자산가격 폭등에 따라 개인의 도취감이 팽배했었다. 그 뒤 어느 날 갑자기, 일본 열도는 꿈에서 깨어난 바 있다.


그리고 그 버블의 피크에서 30년 뒤인 2019년에는, 헤세이가 끝나는 새로운 연호가 시작될 전망이다. 이때에는 금융정책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이고, 2020년 도쿄 올림픽 전 인프라 투자의 한계에 이어 2번이나 계속 미뤄졌던 10%의 소비세 증세를 시도할 3번째 시험이 열리는 때가 된다.


일본경제는 언제 미니 버블이 무너지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특히 2019년에는 많이 올라 있는 자산가격의 하락과 엔고가 도래할지 여부에 따라 고비를 맞게 될 것 같다.





원문: http://jp.reuters.com/article/column-forexforum-yoji-saito-idJPKCN1BV06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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