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에게도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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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뚱뚱해요~ 선생님 못 생겼어요~ 라는 등의 몰라서 차리지 못하는 예의는 그렇다 쳐도, 수업이 재미없다, 학교가 싫다, 집에 가고 싶다는 등의 정말 '솔직함'에서 우러나오는 발언은 돌이 되어 내 가슴에 박히기도 한다. 이 아이들에게 행복하지 못한 학창시절을 만들어주는 것 같다는 죄책감은 덤이다. 이 아이들이 갖고 있는 학교에 대한 불만은 모두 다 내 책임인 것 같았다.
어떤 아이가 그토록 재미없다고 툴툴댔던 골든벨 수업이 다른 아이에게는 최고로 재미있는 수업이었기도 하고, 학교가 싫다던 아이는 학급에서 공기대회가 열린다는 소식 하나만으로 학교가 좋아졌다고 해맑게 말한다. 집에 가고 싶다고 학기 초에 징징대던 아이는 그냥 낯선 환경을 싫어하는 아이었던 것이다. 정말 그 아이들은 순간의 느낀 점을 즉흥적으로 말했을 뿐이고, 즉흥적인 느낌의 대다수는 즉흥적으로 사라져버린다. 신규 때는 그걸 모르고 있는 족족 상처를 받았다. 남는건 내 마음의 내상 뿐이었던 것을.
사람이 10명 있으면 2명은 날 좋아하고, 2명은 날 싫어하고, 나며지 6명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말이 있다. 학급 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비슷한 비율로 누군가는 내가 꾸린 학급에 대해 불만을 가질테지. 하지만 선생님의 본분이 '만인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자.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교실 내에서 안전하게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본질인 사람들. 매 순간 재미있을 필요도 없고, 매일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 수도 없으며, 때로는 누군가의 미움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뭐 어때? 어차피 아이들은 미성숙한 존재들이고, 비교적 성숙한 내가 사소한 감정적 서러움을 감내하며 우리반이라는 배를 잘 항해하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