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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화음 Aug 18. 2021

결혼을 버티는 방법 2 -잔 기술 편

<결혼은 그냥, 버티는 거야>#15.

바로 앞글에서 언급한 "결혼을 버티는 방법 1-큰 기술 편"의 생각들이 혹시 너무 잘 아는 내용이라 잘 와닿지 않았는가? 뜬 구름 잡는 소리 같다 생각했는가?  혹시 누가 그걸 모르냐고?  머리론 다 아는데 잘 안되더라....라고 생각한다면 이 글을 끝까지 읽기를 추천한다.  


이번엔 실전 편이다. 필자가 힘들었던 시기에 이곳저곳에서 조언을 구해 적용했었던, 그리고 실제로 도움이 되었었던 구체적인 방법들을 한번 적어본다.

속는 셈 치고 결혼생활의 위기가 닥칠 때 실천 및 적용해 보자.


1. 묵언 수행은 이제 그만. 제발, 모른 척은 하지 말자.

필자는 방어기제가 침묵인 사람과 살고 있다. 화를 가라 앉히기 위해 일단 동굴로 피하는데, 어쩔 땐 집 안에서 마주쳐도 나나 그나 서로 유령 취급할 때가 있다. 그 분위기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 어색과 불편함 그 사이의 어중간한 느낌이다. 서로의 감정이 정리되는 시간을 가진 후에, 둘 사이에 관계 회복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이 있다면, 제발 모른 척은 하지 말아 보자.  괜히 무리하게 웃길 필요도 없다. 그냥 단답형으로 답이 돌아오는 질문이라도 툭 한번 던져보자.  


 

2. 둘 중 한 사람만 화내자. 맞불은 금지.  화재의 현장에서 대피하라.


맞불작전은 인간관계에선 정말 별로이다. 둘 다 폭발해버리면 되돌리기가 어려울 수 있다. 한 명이 화난 거 같으면 살짝 물러서자. 이것이 "지는 것이 곧  이기는 것"의 기술이다. 똑똑이들은 맞불작전을 쓰지 않는다. 상대방이 정신 차리고, 기분이 좋아지면, 그때 나의 의견을 이야기해 보자. 명심하자! 무엇을 말하는가 보다, 어떻게 이야기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3. 'No'를 잘하는 부부가 잘 산다.

이 'No를 잘하는 기술'은 부부 싸움 발생 이전에 유용하다. 가장 첫 번째로 해야 될 일은 자기의 바운더리를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다. 나 자신을 파악한 후, "나는 이거 이거는 용납이 되어도, 저거 저거는 안 되겠는걸?" 미리미리 상대방에게 정확하게 알려주자. 대신, 내가 알려준다고 했다고 상대방이 무조건 내 의견에 동의하라는 법은 없다.


4. 나를 챙기자.

 둘이 의견이 순조롭게 일치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이다.  상대방이 내 의견에 "No" 하더라도 그 의견을 존중해주고, 그다음 액션으로 '나를 어떻게 보살필 것인가'에 대한 계획도 미리 준비해보자. 나는 그 누군가에 따라 행복이 좌우되지 않도록 나  자신을 챙길 책임이 있다.


5. 헤어질 때,  만날 때 인사하기, 서로 일하는 시간 동안 한 번은 연락하자.

     ‘Hello, Good bye, How are you?' 안녕, 잘 가, 뭐해? 이 정도는 하고 살자는 뜻이다. 부연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하다.

단, 서로 떨어져 있는 시간에 연락할 때 주의점은, 저 사람이 왜 대답이 없나... 조급해하지 않는 게 꿀팁이다. 회의하고 있을 수도 있고, 손님과 있을 수도 있다. 기분 나빠서 대답 안 할 수도 있다. 그래도 다그치지 말자. 제발 소설 쓰지 말자. 담백하게 문자나 전화를 걸었다는 신호만 보내면 충분하다.   


6. 약은 약사에게, 상담은 상담사에게

속 깊은 이야기를 하는 친구, 언제나 내편인 친구 상담자로는 매우 적절하지 못하다. 매우 친한 사람, 가족에겐 상담 절대 금물이다. 내가 극도로 슬플 때,  가까운 사람이 내편 들어준다고 내 배우자 같이 욕해준 게 그 당시는 고마울지 모르지만, 차후에 부부 사이가 다시 좋아지면 상담했던 그 사람과의 관계가 서먹해지기 마련이다. 부끄러워서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할 수도 있다.

이왕 누구와 이야기하고 싶어 시간 들인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하자. 당연히 비밀 보장이요. 참으로 배울게 많다. 전문가는 그냥 전문가가 아니다. 뭐든 평생 배우며 살아야 한다. 특히 결혼생활을 잘 유지하기 위해선 말이다.

 


7. 중간자가 중요하다.

아내와 시댁 사이에  중간자=남편

남편과 처가 사이에 중간자= 아내


중간자가 온갖 입장의 교통정리 잘해줘야 온 가족이 편하다. 나는 왜 이 둘 사이에서 눈치를 봐야 하는가?로 문제 삼지 말자. 중간자가 양쪽에서 눈치 보는 건 당연하다.

상상해보라. 사거리에서 경찰 아저씨가 한쪽 길만 자꾸 가라는 호루라기를 분다면, 모두가 불편할 것이다. 쌈빡하고 개운하게, 명쾌한 교통정리, 부부에게 모두 필수다.

  

8. 공은 남에게, 흠은 나에게

이 기술은 많은 인간관계의 만사형통한 방법이다. 부부 사이에도, 직장동료 사이에도, 그 누가 되었던지 잘 대입해서 사용해보자. 사랑받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내가 내 공을 드러내면, 많은 사람들이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 특히 리더일수록, 자신은 낮추고 상대를 높여보자. 그것이 높임을 받는 지름길이다.


9. 성격은 안 바뀌어도 행동은 바뀐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라는 책이 나왔다고 한다. 읽어보진 못했지만 제목이 눈에  딱 들어온다. 기분이 나빠도 그건 그거고, 내 태도는 내가 정하는 것이다. 물론 필자도 많은 사람들처럼 이 연습을 많이 필요로 한다. 많은 시도를 해보았지만 많이 실패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타고난 성격도 안 바뀐다고 한다. 하지만 행동은 노력으로 고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를 악물고, 뼈를 깎는 고통을 참으며 잘못된, 혹은 상대가 싫어하는  행동을 나부터 고쳐보자. 내가 바뀌지 않으면 상대방도 바뀌지 않는다.


10. 기분 전환엔 환경을 바꾸는 것도 좋다.

매일 똑같은 장소에, 똑같은 사람, 똑같은 음식 질릴  있다.  글의 의도상 사람을 바꾸는  되도록  해야 하니...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 조금 색다른 음식을  먹는다거나, 여행을 가보자.  아무 말도 필요 없다. 혹시 자녀를 돌봐줄 사람이 있다면 둘만의 여행도 좋은 기회가 된다.  여행  여건이  된다면, 그저 장소만 잠깐 바꾸어도 기분전환이 된다.   기술도 관계가 아예 닫히기 전에 조금 무거운 분위기가 형성될라치면, 얼른 쓰는 것이 좋다. 결혼 위기 방지용 기술이다.


11. 검은 다리의 위력

집에 들어가는 길에, 남편이건 아내  길거리 음식 포장 해가 보자. 이왕이면  혹은 그녀가 좋아하는 것이면  효과적이다.   봉지, 군고구마, 떡볶이, 순대... 그저 소박한 검은 다리 하나가 어쩔  화해의 장을 열어  수도 있다.


12.  보이는 변화하는 힘을 믿어보자.(신앙 혹은 종교의 )

왜 나만 노력해야 하는가? 억울하고 답답할 때가 있었다. 내가 노력하는 만큼 상대는 과연 노력을 하긴 하는 것일까? 이것마저 계산하고 따지고 재고 있었더랬다. 그런데 이처럼 이해타산에 딱 들어맞는 결혼생활이라는 게 과연 있을까? 결혼을 유지하는 일은  50:50으로 나누는 게 불가능하다. 그러면 어쩌란 말인가? 일단 나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잘 해내 보자. 비록, 상대보다 내가 더 노력하는 것 같은 게 억울하지만, 그래도 안 보이는 변화의 힘을 믿어보자. 예를 들어 기도를 열심히 한다거나, 절에 열심히 간다거나 말이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인격수양을 시작해보자.


우리는 누구나 부족하다.  세상 어디에도 완벽한 사람은 없다. 그저 성장을 하려고 하느냐 아니냐 이다. 억지로 남을 성장시키기 전에 나부터 성장하도록 노력해 보자.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을 믿으며 말이다.



* 번호순으로 글을 읽으시면 흐름을 이해하시는데 더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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