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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 앙데팡당 May 28. 2020

보배의 온라인 문화생활

[2호][보배]

 팡당이들은 2020년을 맞이하며, 여름에 ‘미술과 공간’을 주제로 한 <Fost it> 2호를 발간하기로 약속했더란다. 그리고선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점령했고, 그 결과 매우 빠른 속도로 비대면 문화가 정착하기 시작했다. 나의 경우 생전 써본 적 없는 화상 앱을 이용해 강의를 듣고, E앙데팡당 세미나와 회의를 하게 되었다. 중간고사도 사이버캠퍼스를 통해 치렀다. 약속이 현저히 줄고 외출 일수마저 평소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으며 TV를 보거나 유튜브에서 영상을 찾아보며 심심함을 달래는 시간 또한 많아졌다. 사람들과 함께 하는 거의 모든 활동이 온라인으로 옮겨졌다.

 내가 즐겨 방문하던 전시관들도 다수 휴관에 들어갔다. 보고 싶었던 공연들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었다. 나야 아쉬움 달래 가며 기다리면 되지만 문화예술계 종사자들과 예술가들은 어떻게 이 시간들을 보내고 있을지... 아무튼, 나처럼 누리고 싶은 문화 생활을 누리지 못해 답답해할 사람들을 위하여 다수의 전시와 공연들이 온라인 플랫폼들을 통해 제공되기 시작했다. 비대면 문화는 나의 문화 예술 생활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처음으로 <일간 이슬아>를 구독해보았다. 한 학기가 전체 온라인 강의로 전환돼 헛헛한 4월에 평일 밤마다 메일을 받았다. 메일링 서비스가 재미있었는지 <일간 이슬아> 봄호 연재가 끝난 지금은 엘리펀트스페이스의 <디어 까뮈 (Dear Camus)> 프로젝트와 하자의 <Z에게> 편지를 구독하고 있다. 둘 다 무료라서 신나게 구독했다. 

 국립극단 인스타그램 계정에서는 ‘연극 속 대사 한 줄’이 올라왔다. 짧은 연극 낭독회 영상도 올려주었고, 유튜브 계정에서는 지난 연극을 스트리밍해주기도 했다. 나는 새벽 2시에 방구석 1열에서 알베르 까뮈의 <페스트>와 셰익스피어의 <실수연발>을 관람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역시 유튜브를 이용하여 온라인 전시 관람, 전시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나는 큐레이터가 설명해 주는 <미술관에 書>를 개관 전에 영상으로 만날 수 있었다. 또한 작년에 신청하지 못해 보지 못했던 다원예술 프로그램 중 하나인 카럴 판 라러의 <존재하지 않는 퍼포머>를 온라인 미술관을 통해 관람할 수 있었다.

 4월에 시작 예정이었던 서울시립미술관의 교육 프로그램 ‘2020시민큐레이터 양성 과정’ 또한 일정이 밀리고 밀리다 이번주에 드디어 시작하게 되었다, 온라인으로.

 이 외에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국악원, 국립 오페라극단, 예술의 전당, 남산예술센터 등 다양한 미술관, 박물관, 극장, 공연장 등에서 온라인 전시/공연 상영을 진행했거나 진행 중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2020년 5월 5일, 국내 코로나 사태는 다음 단계로의 진전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잃어버린 일상을 다시 마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급격한 변화(파괴)를 받아들여야 하기에 모두가 힘든 시기이지만 동시에 이런 상황이 오기까지 인간이 저지른 만행들을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생존에 당장 급한 문제들이 좀 정리가 되고 나면, 그 때 우리의 문화 생활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할까? 영화관들은 예전의 북적임을 되찾을까? 온라인 미술관이 대안으로 등장한 마당에 유튜브는 전시관의 기능을 점유할까?

 팡당이들아, 우리 <Fost it> 2호 무사히 출간할 수 있겠지..? 북콘서트도 열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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