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화09]
강의에서 뒤샹의 <샘>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예술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예술의 가치는 어디서 정해지고 누가 정하며 어떻게 자리잡는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내가 미술, 음악 등 예술의 가치를 어떻게 매기는지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볼터치 세 번으로 걸작을 졸작으로 만드는 뒤샹이라는 미술가가 있다. 모나리자에 볼터치를 하는 등 뒤집어서 생각하고 성찰해보는 이런 작업을 굉장히 많이 했다. 어느날 뒤샹은 미국 독립작가협회가 주최하는 뉴욕 그랜드 팰리스의 전시회에 변기를 전시 작품으로 제출하였다. 변기를 제출해서 누군가하고 봤더니 뒤샹이 제출한 것이었고, 뒤샹은 그때도 유명한 사람이었다. 전시에서는 뒤샹이 낸 것이니까 이것은 분명히 걸작일 것이라 생각하고 굉장히 잘 보관했다. 전시회 수상날 기자들, 평론가들이 굉장히 많이 몰렸고, 갤러리 문이 탁 열리고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가서 작품들을 감상하게 되는데 한 가운데 빨간 연단위에 뒤샹의 변기가 딱 놓여있었다. 사람들은 여러가지 품평을 했고 기자들은 그 작품에 대해 썼다. 이렇게 복잡한 와중에 뒤샹이 나타나서, ‘이거 변기야. 이거 내가 마트에서 샀어.’ 이렇게 이야기했다. 심지어 변기에 적혀 있던 1971년 알무트는 변기만드는 회사 사장이었다.
내가 이 전시회에 변기를 제출했다면 미술에 대한 모독으로 고소당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뒤샹이 제출했기 때문에 걸작으로 평가가 되었다.
보통 미술이라는 가치평가를 할 때 누가 그렸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갤러리에 똑 같은 작품이 있더라도 명망있는 작가의 작품과 내가 그린 작품이 있으면 아무리 내 작품이 미학적인 것이 뛰어나도 명망있는 작가의 작품보다 좋은 가치평가를 받기는 힘들 것이다. 미술뿐만 아니라 음악도 이런 부분들이 있다. 뮤지컬을 생각해 보았을 때, 인기있는 배우가 등장하는 회차가 훨씬 표를 구하기 힘들다. 배우의 인기라는 것은 외모, 노래실력, 연기실력에서만 오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니다. 뮤지컬 배우의 인기 역시 다소 주관적인 기준으로 만들어진다.
이러한 사례들을 생각해보며 가치평가라는 것, 그 안에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기준이 허구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사람들의 평가의 문제점, 허점을 뒤샹이 <샘>을 통해 비판했다.
그렇다면 나의 가치평가 기준은 어떨까.
나 역시 작품을 볼 때 작가의 명성을 많이 보았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적인 나의 눈으로 작품을 보았을 때 평범해 보였을지라도 명망있는 작가의 작품이라면 무언가 특별한 점이 있겠지 하고 덮어버렸다. 가치, 예술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니, 주류적인 평가나 다른 사람의 해석에 휩쓸리지 말고 나만의 온전한 기준을 만들어서 내 나름대로의 가치평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