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살펴보면 소위 말해 언변이 뛰어난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보기에는 탁월한 언변을 통해 화려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회사 내에서도 말을 잘한다는 얘기를 듣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말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김제동, 유재석, 신동엽 씨처럼 순발력 있는 말솜씨로 청중들의 몰입을 이끌어내는 연예인이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김미경, 김용옥, 김창옥처럼 화려한 말솜씨로 청중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전문 강연자분들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 모두가 사내 아나운서처럼 직원들 앞에서 매일 말을 해야 하는 직무를 담당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대중 앞에서 말할 기회를 종종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최소한 어느 수준의 말하기 역량을 갖추어야 할까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상사의 결재를 받기 위한 보고 스피치, 공식적인 자리에서의 5분 내외의 짧은 연설을 잘 해낼 수 있는 역량은 갖춰야만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회사에서 인재로 인정받는 것은 두루두루 전반적으로 능력이 뛰어나거나, 자신만의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유할 때 가능합니다.
그런 면에서 스피치는 뛰어나거나 탁월해야 할 역량으로서 가치가 있는 분야입니다.
주위를 살펴보면 우리 주변에는 대중 앞에서 말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대중이라는 것은 수백 명의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규모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5명의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조차도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매우 많습니다.
단 5분이라도 자신에 대해 설명할 있어야 한다
심지어 수백 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임원에 오른 선배들도 스피치만큼은 능숙지 못한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임원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스피치 경험과 기회를 가졌을 텐데, 스피치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물론 그분들이 가진 다른 능력이 탁월했기 때문에 임원의 자리에 오른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죠.
하지만 경쟁의 끝자락에 다다르면서 아주 작은 요소가 더욱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만약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피치 능력까지 보유하고 있다면 치열한 경쟁에서 남들보다 더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기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의 이미지라는 것은 말하는 방식으로부터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됩니다.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 표정, 전달력 등에서 우리는 상대방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게 됩니다. 히틀러나 케네디 대통령, 마틴 루터 킹 목사처럼 스피치 구루로 꼽히는 이들의 연설은 명불허전답게 볼 때마다 전율을 느끼게 합니다.
이들에게는 청중의 몰입을 이끄는 능력, 어려운 내용도 심플하게 전달하는 능력, 여러 가지 내용 중에서 핵심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방법 등 자신만이 가진 강력한 무기를 하나씩 가지고 있었습니다. 남들과 차별화를 만들어내는 자신만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스피치는 매우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히틀러는 사람이 심리적으로 감성이 최고조에 도달하는 해질 무렵에 자신의 연설을 시작하였으며, 침묵이라는 무기를 주요 시점에 적절하게 사용하는 천재성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전 세계를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트렸으니 말의 힘이 정말로 대단하지 않습니까?
해질녘 노을 앞에서 사람들은 감성적으로 변한다고 해요
청중의 수가 소수이든 다수이든 우리는 분명 앞으로도 무수히 많은 스피치를 통해 기회이자 위기를 맞이할 것입니다. 스피치 능력에 따라서 우리가 오랫동안 힘들게 쌓아온 이미지를 한순간에 무기력하게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스피치 개론
스피치의 힘
우리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런데 우리는 모두 각자의 의견과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수단을 통해 서로를 설득하려고 합니다. 상대를 설득하거나 자신이 설득당하지 않는 한 끝나지 않습니다. 모든 일에 결론이 존재할 수는 없겠지만, 대부분은 반드시 결론을 내야만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럼, 본질적인 질문을 하나 드려 보겠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스피치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스피치는 타인에게 영향을 주기 위한 ‘설득 기술’이라고 합니다. 스피치를 연구하는 학문인 수사학은 BC 5세기 무렵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수사학은 효과적인 스토리텔링 위한 언어 기법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스피치를 잘하기 위해서는 인간 심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죠.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바탕으로 풍성한 콘텐츠를 갖추어야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듣기 좋은 음성과 호감을 주는 이미지로 상대의 마음을 먼저 무장해제시키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런 무기들을 갖추고 스피치에 임하면 우리는 기대 이상의 것들을 얻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알고 있는 삼국지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천재적인 지략가 제갈공명은 말 한마디로 전세를 역전시킵니다. 적벽대전을 앞두고 제갈공명은 손권을 찾아가 함께 조조와 맞서야 함을 강력하게 피력합니다. 제갈공명은 손권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손권은 대대로 동오를 지배하고 있던 명문가의 자제로써 대단한 아버지와 형에 대한 열등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전통 있는 나라답게 대신들의 영향력과 입김 또한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대신들에게는 나라의 존속보다는 본인의 생명과 부귀영화가 더 중요한 상황이었기에 손권은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손권은 자존심이 강하고, 자부심이 높은 사람이었습니다.
제갈공명은 손권의 성품과 오나라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지금 오나라는 풍전등화와 같습니다. 조조는 백만 대군을 이끌고 지금이라도 당장 오나라를 치고자 합니다. 하지만 유비는 국민을 사랑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영웅이므로 조조와 맞서고자 합니다.
촉과 오가 함께 한다면 능히 조조를 두려움에 떨게 하고 물리칠 수가 있습니다. 오나라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제갈공명은 손권의 자존심을 대놓고 자극하며, 유비는 영웅이라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손권은 평소 자신이 영웅임을 증명할 기회를 얻고자 했는데, 신하들의 반대와 병력의 차이로 인해 고민이 깊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대놓고 신하들 앞에서 제갈공명이 자신의 배포를 시험하는 발언을 하자 더 이상 물러설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제갈공명은 스피치로 손권이 이끄는 오나라의 참전을 이끌어 냅니다. 이것이 바로 스피치의 힘입니다.
우리나라에도 고려의 서희가 화술을 통해 거란의 소손녕에게 강동 6주를 획득한 역사가 있습니다.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스피치 기술로 외교적 수완을 발휘해 나라의 영역을 확대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당시 고려가 건국될 무렵 중국은 당나라가 망하고, 혼돈이 가중되던 시기였습니다.
이때 등장한 거란족은 원래 중국의 동북쪽에 살던 유목 민족으로 발해와 동맹을 맺었다가 배신하여 발해를 멸망시켜 버렸습니다. 그래서 고구려의 후예를 자부하던 고려는 같은 뿌리를 가진 형제의 나라 발해를 멸망시킨 거란을 매우 적대시하고 무시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후에 거란족이 점점 더 강한 나라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당시 고려는 거란족이 아니라 중국의 송나라와 친선 정책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거란은 중국을 점령하기 위해 군사력이 약한 송나라를 도와주는 주변국들을 먼저 공격하는 전략을 펼쳤기 때문에 거란과 고려의 충돌은 불가피한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고려 성종 때 거란족은 예정된 수순대로 고려를 침략하였고, 고려의 국방력은 거란을 막아낼 수 없는 상황으로 풍전등화와 같았습니다.
고려의 신하들은 거란이 원하는 대로 해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서희의 활약이 펼쳐지게 되었습니다. 거란의 침략 목적은 고려가 송나라와 외교를 끊고 거란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것이었습니다. 서희는 소손녕의 강경한 모습에 굴하지 않고, 자신을 사신으로 대우하기를 요청했습니다.
서희는 국제 정세를 읽는 눈이 탁월한 외교관으로 여러모로 불리한 협상을 극복하고 오히려 강동 6주를 획득하는 대단한 협상력을 발휘했습니다. 당시 거란은 송나라와 전쟁 중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고려와의 전쟁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서희는 이를 활용해 강동 6주를 돌려주면 송나라와의 외교를 끊고 거란과 교류를 하겠다고 제안합니다.
서희가 없었다면 우리의 지도는 지금과 달랐겠죠
서희는 고려가 고구려를 계승한 나라로서 그 증거는 나라 이름을 고려라고 한 점과 수도를 평양으로 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여진족이 강동 6주를 차지하고 있어 거란과 교류를 하지 못하니 땅을 다시 돌려주면 사신을 보낼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에 거란의 소손녕은 군사적 중요성을 간과한 채 서희의 주장대로 강동 6주를 돌려주고, 거란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얼핏 보면 거란과 서희 모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낸 것처럼 보이지만, 서희의 탁월한 외교감각과 스피치 능력으로 인해 고려가 얻은 것이 더 많았습니다. 이처럼 뛰어난 스피치 능력은 수십만 대군보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스피치 능력을 키워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