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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습관 Jun 11. 2019

이별에 슬퍼할 수 있는 용기

<영화 하나레이 베이 리뷰>

영화는 사랑하는 아들을 잃게 된 한 어머니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사치는 하와이 하나레이 해변에서 아들을 잃는다. 주인공 사치는 갑자기 찾아온 이별을 담담하게 맞이한다. 조용히 아들의 장례를 치르고, 집안에 있던 아들의 흔적을 지운다. 담담하게 아들과의 이별을 받아들이는 듯하지만, 영화에서 계속되는 적막은 슬픔의 크기가 느껴진다.


아들과 이별 후, 사치는 매년 같은 날 하나레이 해변을 찾아와 시간을 보낸다. 일상을 보내듯이 사람들과 인사하고, 해변에서 조용히 책을 읽는다.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시간을 보내던 중, 아들을 생각나게 하는 소년들을 만나게 된다. 그 두 소년들과 조금씩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마음에 꽁꽁 감춰왔던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커져가기 시작한다.


하나레이 베이는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사람들은 어느 순간 갑자기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사고로 잃을 수 있고, 연인과 이별하거나 좋은 동료였던 사람들이 떠날 수도 있다. 어떤 이별의 형태이던 남겨진 사람은 그 빈자리를 더 크게 느끼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이별의 슬픔을 느끼고 싶지 않아 외면하게 된다. 내 마음을 외면하고 슬프지 않은 척 서로를 대한다. 하지만 이별을 피하지 않고 실컷 슬퍼했을 때 그 이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이별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그에 따른 슬픔도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그 슬픔을 맞이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별을 경험할 때  한없이 울어보고 그리워하면 감정이 조금이나마 풀리지 않을까. 아들의 죽음을 실컷 슬퍼하고 받아들인 이후에  다시 밝게 웃던 사치의 미소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이별을 담담하고 따뜻하게 그려낸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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