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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탈 Jul 10. 2022

지역이냐 작목이냐

하나를 취하고 나머지를 버리는 것이 아닌 우선순위에 관한 문제

# 지역이냐 작목이냐


지역이냐 작목이냐? 물론 둘 다 중요하다. 그럼에도 우선순위를 매겨야 한다면 지역이 먼저다. 


'선택 장애'라는 말이 있다. 사전적 의미는 선택을 해야 할 때 망설이기만 하고 어느 것도 선택하지 못하는 상황을 일컫는다. '결정 장애'라고도 한다. 이리 말하든 저리 표현하든, 정신능력에 결함이 있다는 소리다. 오죽하면 잘못된 선택보다 선택하지 못하는 것이 더 문제라 말할까. 선택지가 무엇이든 일단 선택을 하게 되면 점수를 획득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시험지를 받아 들고 고민만 하다 답안지를 작성하지 못하면 확실하게 '0점'이지만,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선택을 하게 되면 점수를 득할 확률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부끄럽지만 필자는 학창 시절 이와 비슷한 경험이 많다. 사실 중늙은이가 된 지금도 그러하긴 마찬가지다. 삶은 시험지보다 훨씬 복잡한 고차방정식이지만, 행위에 따른 결과는 매 한 가지다. 다행인 것은 지금 우리가 받아 든 문제는 하나를 선택하면 나머지는 버려야 하는 것이 아니란 사실이다.


우선순위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둘 다 버리지 않아도 된다. 아니 모두 선택해야만 한다. 안심이 되는가?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순서가 어긋나면 의외로 깊은 생채기를 남긴다. 경제적 타격은 물론이고 소비한 시간에 대한 보상도 받을 길이 없다. 심적 고통 또한 크다. 자신감이 떨어지고 자존감에 상처도 입는다. 무엇보다 이후 뒤따를 수많은 선택에 대한 장애를 가지게 된다.


그렇다면 어떤 선택이 정답에 가까울까? 당연히 지역이 먼저다. 작목 변경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삶터를 옮기는 일은 도시 탈출에 버금가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망설임으로 번번이 도시 탈출 미수에 그친 그대가 그 일을 반복한다 상상해보시라. 작목을 바꾼다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어찌 삶터를 옮기는 일에 비하겠는가. 조금 과장되게 비교하면 집안 가구를 바꾸는 것과 이사를 해야 되는 것만큼이나 큰 차이다. 지역을 어디로 할 것인가는 또 다른 선택지로 남겨두자. 분명한 것은 지역이 작목에 우선한다는 말은 증명이 필요 없는 명제라는 사실이다.


아무런 선택도 하지 못한다면 도시 탈출은 불가능하다. 선택 없이는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 선택은 하되 우선순위도 현명하게 매기길 바란다. 직장생활은 첫 직장 첫 보직이 좌우하고, 대인관계는 첫인상이 결정한다. 도시 탈출도 마찬가지다. 첫 선택이 중요하다. 도시 탈출을 꿈꾸는 모든 사람들이 슬기로운 선택을 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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