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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탈 Aug 09. 2022

원주민은 외계인

원주민도 외지인을 외계인 취급하기는 마찬가지

# 원주민은 외계인


도시를 탈출한 도시 촌놈들은 이주 초기에 정착지 원주민 사고방식에 적잖은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토착민이 외지인을 바라보는 시각도 마찬가지다. 가장 현명한 대응방식은 원주민을 외계인이라 생각하면 된다. 


도시인들이 시골에 정착하면서 가장 당혹스러운 점을 꼽자면, 자신과는 너무나도 다른 원주민의 사고방식일 게다. 같은 대한민국 사람인데 어찌 이럴 수 있나 싶을 정도다. 하지만 이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나고 자라고 생활한 환경이 다른데 어찌 생각이 같을 수가 있겠는가? 유전적 동질성과 전통양식을 공유한다 할지라도 지리적으로 분리되고 환경이 이질적이라면 사고방식도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일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다른 집단과 지리적 심리적으로 멀어질수록 집단내 결속력은 강해지고 자기들만의 고유한 생활양식을 가지게 된다. 아이에겐 엄마가 우주이듯 도시와 격리된 시골에서 나고 자라고 나이 든 노인들에겐 그곳이 곧 우주다. 도시인이라고 다를 게 없다. 같은 대한민국 땅에서 살아가지만 우린 서로 다른 우주에 살고 있는 것이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상대를 이해한다면 더없이 좋겠으나 사람 잘 변하지 않는다. 나이 들수록 더욱. 그렇다고 시골 노인들에게 당신이 변하라고 말하는 것이 어디 가당키나 하겠는가. 그렇다면 외지인이 현지인을 이해하고 동화되려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차라리 내가 이민을 갔다고 생각하자. 아예 토착민을 외계인이라고 여기면 맘 편하다. 원주민도 외지인을 외계인이라고 생각하기는 마찬가지니 믿지는 장사도 아니다. 


사족)

임제선사의 말이 가슴을 친다. '수처작주 입처개진(머무는 곳에서 주인이 되면 그곳이 바로 진리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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