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뻥튀기
오랜만에 마을로 뻥튀기 부부가 찾아왔다.
마을회관 앞에 마을 어머님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대기 중인 곡식들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린다.
성질 급한 어머니는 '내 차례는 왜 이리 더디냐?'라고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신다.
이 어머님은 아예 보초를 서신다.
시간이 야속하게도 더디 간다.
영감이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데......
그러나 여유파 어머님이 더 많으시다.
날도 좋은데 뻥튀기를 안주 삼아 걸쭉한 입담을 즐기신다.
그나저나 요즘 뻥튀기 장비는 예전과 많이 다르다
이동의 편리함과 작업 효율성을 고려한 장비들임에 틀림없다.
세상이 변하니 산골을 찾는 뻥튀기 기계마저 도시 물을 먹은 듯 세련미마저 느껴진다.
그러나 이들을 맞이하는 마을 어머님들의 고운 심성은 변함이 없으시다
사진을 찍으니 '뭐 하러 자꾸 사진을 찍어댄댜? 예쁘게 나올라나?'하고 농을 건네신다.
앞집 어머님이 나서 '아 인터넷에 올려서 스타 만들어준댜.'하고 멋들어진 설명을 대신하신다.
오늘 뻥튀기 소재 중 가장 눈에 띄는 미인이다.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땅콩이다.
기회를 봐서 슬쩍 안줏거리로 챙겨야겠다.
먹거리가 풍족하니 사랑방 아버님들이 신이 나셨다.
하나 둘 모여들더니 군용 담요를 꺼낸다.
이런 날 고스톱이 빠지면 조금 서운하신 모양이다.
나도 한자리 차지하고 앉아 올해 운수를 점쳐본다.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 현장이다.
보통 '뻥'하고 요란한 소리를 동반하는 법인데, 망치로 '톡' 두들기면 '피식'하는 소리로 그만이다.
뻥투기 소리가 옆집 처녀 방귀소리보다 작으니 어째 조금 싱겁게 느껴진다.
벌써 어둠이 내렸으나 아직도 일이 끝나지 않았다.
뻥튀기 아저씨의 피곤한 모습이 조금은 안쓰럽다.
돈도 돈이지만 하루 종일 줄 서신 어머님들을 뿌리치기가 어려우리라.
어머님 한 분이 회관에서 라면을 끓여 끼니를 챙기신다.
지켜보는 내가 행복해진다.
이웃 마을 소식과 더불어 행복을 전달하는 뻥튀기 부부가 오래도록 우리 마을을 찾아주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