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단 한권의

[시 읽기] 김경후, '속수무책'

by 이연미


속수무책

내 인생 단 한권의 책

속수무책

대체 무슨 대책을 세우며 사느냐 묻는다면

척 내밀어 펼쳐줄 책

썩어 허물어진 먹구름 삽화로 뒤덮여도

진흙 참호 속

묵주로 목을 맨 소년 병사의 기도문만 적혀 있어도

단 한권

속수무책을 나는 읽는다

찌그러진 양철 시계엔

바늘 대신

나의 시간, 다 타들어간 꽁초들

언제나 재로 만든 구두를 신고 나가 바다 절벽에 가지

대체 무슨 대책을 세우며 사느냐 묻는다면

독서 중입니다, 속수무책


- 김경후, '속수무책'



[단상]

남들 눈엔 '대책' 없이 사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내게는 '속수무책'이 있지요.

‘내 인생 단 한권의 책’, 속수무책을 나는 읽고 있습니다.

완독 후엔 재독 예정입니다.

뭐, 이런 독서가의 삶도 있는 거지요.


KakaoTalk_20250429_112108165.jpg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안희연, 황인찬 엮음, 창비, 2024)



*이미지 출처: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