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점이 되어

'우린 혼자였지만 그래도 외롭지는 않았어'

by 이연미

<고립된 점이 되어>


코로나19로 인해 입체적이던 생활이 해체되면서

일정 구역만 움직이는 단조로운 평면이 되었다.


삶의 반경이 서서히 좁아지더니

집과 목적지, 나와 너만 겨우 연결하는 선이 되었다.


희미하게 이어진 선조차 끊어지자

나는 고립된 점으로 남았다.


언제 다시 회복할까?

잃어버린 길이와 면적과 네트워크를.


그래도 점점이 온기를 간직하고 있으면

언젠가 연결될 날이 오겠지.


점에서 선으로, 선에서 면으로, 면에서 입체로.




요즘 많은 사람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자발적으로 실천하면서 고립된 점이 되어버린 것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사람 사이는 자고로 만나서 선이 되고, 그 선들이 씨줄과 날줄이 되어 네트워크를 이뤄야 하는데 말이죠. 언제쯤 입체적인 삶을 회복할 수 있을까요?


언제부턴가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코로나19 뉴스 검색이 되었습니다. 그날의 날씨 예보보다도 먼저입니다. 국내 확진자 수를 확인하고, 지역사회의 동향을 알아보고, 이제는 해외의 상황도 살피고 있습니다. 애써 무시하다가도 안전안내문자에 화들짝 놀라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어쩌다 우리의 아침 풍경이 이처럼 위태로워졌을까요?


재택근무가 확대되고, 학교가 개학을 연기하고, 도서관과 각종 문화시설도 임시 휴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희미하게 연결되어 있던 관계마저 끊어지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심리적 거리까지 멀어지게 하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사실 대면하지만 않을 뿐, 우리를 둘러싼 관계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어쩌면 더 애틋해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어려운 시절을 함께 견디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정상화되면 다 같이 모여서 지금을 회상하며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 그런 시절이 있었지. 우린 혼자였지만 그래도 외롭지는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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