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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동안 글을 쓰지 않은 것에 대한 죗값을 치렀다.

25년엔 거창한 계획 없이 딱 두가지만 제대로 하자.

by 김정서

1년도 넘게 글을 안썼다.

마지막 브런치에 남긴 글이 23년 11월. 부끄러운 일이다.


회사에서는 일할 때 정창모, 아프니까 사장이다 카페에 칼럼도 썼지만,

북마크 계정에 올린 콘텐츠들의 글이 글이라면 글이라 할 수 있지만,


하루 끝에서 내 생각을 정리하고,

내 경험을 정제하고 회고하는 글을 쓰는 일에 시간을 들이지 않았다.


회사 안에서의 김정서로는 글을 참 많이도 남겼지만,

회사 밖에서의 김정서는 글을 1년 넘게 안쓴 것이다.


24년 복잡하고 정리되지 않은 감정들을 가득 품고

이리저리 휘둘리고 흔들리고 힘들었던 것은

어쩌면 글을 쓰지 않고

생각을 정리해오지 않고

모두 흘러가는대로 방치했던 1년의 죗값을 치렀단 생각도 든다.


-


중심을 잡고 싶다.

더이상 흔들리고 휘둘리고 싶지 않다.

생존을 위해서라도 글을 다시 써야겠다 다짐한다.


죗값을 치른 덕에 이렇게 배운다.


글을 쓴다는건 이제 나에게 선택의 문제가 아니구나.

살기 위해, 나를 보호하기 위해, 나를 알기 위해,

나를 더 행복하게 돌봐주기 위해,


그 누구를 위해서도 아니고 나를 위해 써야만 하는구나.


베스트셀러를 쓴 작가가 되기 위해서도 아니고,

유명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서도 아니고,


흘러가는대로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모든게 무너져내리며 방황하지 않기 위해,

내가 한 선택들에 대한 이유를 모른채

후회와 번복과 의문만을 계속 안고 살지 않기 위해,

남을 위한 생각만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다

나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다.


-


그동안 오만한 생각을 했다.


나는 나를 잘 안다고.

나는 나를 사랑한다고.


그랬던 내가

1년동안 읽기만 하고, 쓰지 않았더니

다른 사람의 생각을 흡수만 하고, 내 생각을 정리하지 않았더니

1년 사이 내가 누군지 모르겠는, 내가 왜 이런 선택을 하는지 모르겠는,

내 의지로 한 일인지 남의 의지를 생각없이 따른 일인지 알 수 없는

자아가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자아가 있었더라도,

생각 정리를 안하니 있었던건지 없었던 건지 조차 확신할 수가 없다.


글을 쓰지 않으니 나에 대한 확신이 없어진 것이다.


-


소정님의 생각구독을 읽고, 유튜브 콘텐츠들을 다시 보며 굳게 다짐했다.

2025년 이것저것 목표 세우지 말자.

글쓰기랑 재테크. 딱 이거 두가지만 패자.

다른거 다 눈감고 귀닫자.


잘 해보자 김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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