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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잘하는 일이 뭘까? 본질을 깨달았다.

work의 '일'말고, 내가 태어나 정말 가장 잘할 수 있는 일.

by 김정서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저마다 아름다운 구석을 가지고 있다는 걸 벼락 맞듯이 깨닫기도 한다.

-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정지우-


글쓰기를 잘 하기 위해 이전에 사뒀던 책을 꺼내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이다. 정지우 작가님은 늘 내 머릿속에 정리되진 않은채로 둥둥 희미하게 떠다니던 생각들을 명쾌하고 멋있는 한 문장으로 보여준다.


이 문장을 읽으며 다시 다짐한다.

나는 사람들이 갖고있는 저마다의 아름다운 구석들을 빛내주는데에 내 에너지를 쓰고 싶단 생각이 든다.

그럴때 큰 보람과 행복함을 느낀다.


사람들이 모르고 있던, 미처 자기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아름다운 구석들을 찾아주고 그걸 더 빛나게 만들어줄 때 뿌듯함을 느낀다. 그리고 내가 가장 잘 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건 내가 평소 친구를 대하는 태도이기도 하지만, 일과도 많이 맞닿아 있다.


사람들이 가치를 크게 몰라주던 한 가게를 브랜드로 만들고, 갖고 있던 장점들을 더 빛나고 가치있게 키워주는 일. 그리고 사람들이 그 아름다운 것들을 알아봐주고, 사랑하고 열광하게 만들게끔 이끌어나가는 일.

그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결국엔 어떤 브랜드든 갑자기 세상에 툭 하고 떨어지는 것은 없고, 그 뒤엔 늘 사람이 있으니 결국 그 브랜드를 키우는 일은 사람을 키우는 일이기도 하다. 브랜드에 투영된 창업자의 에너지와 가치관과 태도. 그것들이 정직하고 진실된 것일수록 사람들에게 사랑받게끔 만드는데 더 수월하다. 진정성 없이 돈만 보거나, 고객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려는 마음 없이 고객들을 지갑으로만 본다면, 바보가 아닌 고객들은 알 수 밖에 없고 그런 브랜드는 아무리 이런 저런 장점이 있더라도 키우기 쉽지가 않다. 적어도 나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나 또한 내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설득시키기 어렵다.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나부터 온전히 그 가치를 이해하고 공감하고 감사함을 느껴야, 다른사람도 감사하게끔 만들 수 있다.


이건 설득시키는 방법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가장 하고싶지 않은 일은 돈을 주고 무언가를 조작하는 것.

트래픽을 쏴서 순위를 조작하고, 돈을 주고 댓글 알바를 쓰고,

그걸 싫어하는 이유는 '진실되지 않음'이 가장 근본적인 이유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걸 해서 정말 우리 브랜드에 도움이 되는가? 생각해보면 아니기 때문에 할 이유가 없다.


잠깐 순위가 높아진다고, 사람들이 갑자기 우리 브랜드를 사랑하게 되나?

한번 오는 사람이 세번, 다섯번 오게되나?


우리가 올린 릴스가 정말 사람들 마음을 움직이지도 못했는데 댓글이 몇백개 쌓여있다고 해서,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에 열광하나?

안오던 사람들이 와보고싶어지나? 하면 절대 아니다.


결국 진짜 알맹이가 매력있고, 사랑받아야 마땅해야 그만큼 사랑을 받는다.


알맹이가 구린 사람이 아무리 명품을 휘감아봤자, 그 사람이 명품이 되는게 아니듯이.

사람 자체가 명품이면, 그 사람이 아무 브랜드도 안보이는 흰티에 청바지만 입어도 빛이 나듯이,


처음에 순위가 1위가 아니더라도, 댓글이 처음엔 몇개 없이 초라해보이더라도,

본질 자체가 빛이 나고, 진실되게 고객을 위한 마음을 갖고 도움이 되고자 한다면,

결국 다 알아주게 돼있고, 사랑받게 돼있고, 팬들이 생기고, 재구매, 입소문은 따라온다.


물론 사람도 이 외모지상주의 사회와 겉모습을 보고 이미지를 판단하게 되는 본능들을 고려해서

최소한 "깔끔하게" "지저분하지 않게" 관리를 하며 다녀야하는 것처럼,

브랜드 또한 내가 소비하는 브랜드라는게 부끄럽지 않도록 어느정도의 관리는 필요하다.

본질 외에 인테리어, 청결, 정리, 톤앤매너 같은 것들을 관리해야하는 이유다.

그런것들이 아예 관리가 되어있지 않으면 '본질'에 관심을 갖고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인테리어에 몇억씩 쏟고, 엄청난 브랜드 디자이너를 고용해서 디자인물들을 뽑아낼 필요는 없지만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딱 봤을 때, 한눈에 브랜드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고 (무의식으로라도) 그 브랜드가 지향하는 분위기가 전달되게끔은 해야되는 것이다.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야하는 원칙은 "정신 사납게 만들면 안된다." "시끄럽게 만들면 안된다."

그게 인테리어가 됐든, 홍보물이 됐든, 슬로건이 됐든, 이것저것 말하고 싶은게 많아지면 결국 손님들 눈에 들어오는건 0이 되어버린다. 10개를 전달하고 싶어서 10개를 말하면, 1개도 들어오지 않고, 10개 중에 꼭 전달해야하는 1개만 뽑아서 딱 1개만 깔끔하게 말해야, 그나마 0.7만큼이라도 느껴주는 것이다.


그래야 전달하고자 하는 그 아름다운 구석을 처음 보는 사람도 느끼게 만들 수 있다.

시끄러운 것들을 가지치고, 아름다운 구석이 온전히 보이게끔 초점을 맞춰주는 일.

그게 내가 앞으로도 집중해서 해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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