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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hnstory Jul 21. 2024

연봉 2억 직장인,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사는 삶

 회사에 소속된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영원하지 않음을 알고 있기에, 저의 삼십 대 중반 이후 지금까지 근 십 년에 가까웠던 시간은 '온전한 독립적 경제주체'로서 살아갈 수 있는 날들을 위한 준비의 과정이었습니다. 일이라는 것이 내가 늘 바라고 기대하던 것이라면, 죽을 때까지 즐겁고 의미 있게 지속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지금의 과정은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또 혼지서도 안정적인 소득 수준을 유지하고 의미도 찾아내기 위한 시간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루하루 더 충실하고 있으며 이 과정이 '받는 만큼 일하는' 것에 귀속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일에 더 집중하고 몰입할수록 내가 견뎌내야 할 미래의 두려움과 어려움들을 더 잘 극복할 수 있는 기술과 지혜의 폭이 더 넓어질 테니 말이죠.




그럼에도 여전히 늘 빠른 독립을 갈망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차피 겪어야 하는 독립의 시간이라면 나의 에너지가 높은 수준일 때 좋은 뼈대와 기둥을 세워두고 외형과 내면을 잘 채워야 한다는 조급함이 생기기도 합니다. 어떤 날은 단지 일이 고되고 힘들어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당위성을 스스로에게 주입해보기도 하고, 지금 힘든 이유가 '내가 원하는, 나만의 일'이 아닌 누군가의 꿈을 이루는 부속이 된 것만 같다는 자괴감에서 비롯되어 지금을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과 연결되기도 하죠. 그러다 곧장 현실을 마주합니다. 

외벌이의 현실, 초등학생인 두 자녀에 대한 물질적인 지원, 대출금 상환 계획, 미래에 대한 준비 등 계획 없이 무모한 선택을 할 수 없는 합리적인 이유들을 떠올리며 다시 원위치하게 되는 거죠. 거의 이런 날들이 반복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나의 일을 하면서 걱정 없이 맘 편하게 돈도 잘 벌면서 살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니 어떤 선택이든 스스로의 상황에 맞는 결정을 신중하게 내려야겠죠. 




16년 전 함께 입사했던 은행동기들과 최근 연락의 빈도가 잦아졌습니다.

차장 직급의 사십 대 초중반인 제 또래의 동기들이 예상하기로 부지점장 승진도 쉽지 않을 것 같고 당장의 나의 성장은 멈춘 것 같은데, 더 늦어지게 되었을 때 새로운 기회를 잘 포착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들에 대한 의견들을 구하더라고요. 각자의 상황이 다르니 정답은 있을 수 없겠지만 앞으로 환경들이 우리 세대에 결코 만만하거나 우호적이지 않을 것임은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이미 제가 은행원으로서의 커리어를 포기한 지가 8년 전이고 그간 여러 번의 고비들이 있었어요. 그 시간의 반은 정규직, 반은 사업가로서의 시간들이었기에 은행원으로만 16년 차의 삶을 살아가는 동기들에 비해 울타리 너머의 경험은 조금은 더 있었을 테고요. 친구들은 저의 그런 얘기들을 통해 자신의 삶에 대입해 보고, 지금의 시기에 '실패 없을' 결정을 하고 싶은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얼마나 저의 얘기가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모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같은 질문들을 하고 그 과정을 공유하죠. 좋은 대안들을 하나둘 정리하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덤 그랜트의 <<기브 앤 테이크>>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나의 이득과 계산이 관계 결정의 중심이 되는 테이커 혹은 매처의 삶이 아닌 기버의 삶을 살 수 있는 장기적인 방향성을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이야말로 중년의 삶을 보다 의미 있게 사는 유일한 방법이 될 수 있겠다고요. 그러면 저의 5년의 계획을 보다 풍요롭게 아낌없이 그리고 부끄럽지 않게 채워가기 위한 진심을 다한 노력이 중요할 거라 생각합니다. 최소한 경험의 공유가 알찬 내용이 되기 위해서는 전력을 다한 실패도 값진 자산이 될 테니까요.




사람의 일이란 것이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음을 알고 있으니 5년의 계획이 보다 이른 종료를 고하고 저만의 길을 빠르게 시작할지도 모르고 또 반대로 조직에 기여하는 삶을 더 오래 지속할 수도 있겠죠. 어느 상황에서든 '타인과 조직의 성장에 기여하는 삶'이라는 개인적인 미션을 망각하지 않고 의미 있는 시간들을 채워가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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