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나의 열정

만약 돈 걱정이 없다면,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by msg

여러분에게, 어른들을 위한 가장 근사한 동화를 들려달라는 질문을 던져봅니다. "만약 평생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으신가요?"


아마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각자의 수만큼이나 다양하게 갈라질 겁니다.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마음 깊이 원하는 삶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겠죠.

'돈 걱정이 없다'는 전제는, 우리 삶에서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일'과 '돈이 없어도 기꺼이 하고 싶은 일'을 구분하게 만듭니다. 즉, 나의 가장 순수한 열정이 어디를 향해 있는지 알려주는 가장 정직한 리트머스 시험지인 셈이죠. 이런 고민이 당장 우리를 부자로 만들어주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내 인생이라는 배가 나아가야 할 '궁극적인 방향'을 알려주는 등대의 불빛은 되어줄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저의 등대가 비추는 곳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저의 꿈은, 바닷가 마을의 소설가입니다.


만약 저에게 돈 걱정 없는 삶이 주어진다면, 저는 사랑하는 아내와 저희 둘을 꼭 닮은 아들, 딸과 함께, 바다가 보이는 작은 집을 짓고 평생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날이 선선하고 햇살이 적당히 따스한 가을 어느 날, 아이들이 학교나 유치원에 가 있는 한적한 낮에는, 쏟아지는 햇살 아래서 광합성을 하며 시원한 수정과를 한잔 마십니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넓고 푸른 바다를 보며 글을 쓰는 거죠. 점심에는 직접 가꾼 채소와 산지 직송 식재료로 건강한 만찬을 즐기고, 저녁 식탁에 오를 요리도 미리 준비해둡니다.


저녁이 되면 온 식구가 식탁에 모여앉아 든든한 식사를 하고, 아이들과 손잡고 바닷가를 산책하고, 운동도 하고, 게임도 하며 놀아주다가, 따뜻한 침대에 눕혀 재웁니다. 그 후엔 아내와 함께 조용히 집안일을 하고, 다음 날 아침 식사를 준비해둔 뒤, 다시 밤의 감성에 취해 글을 쓰다가 하루를 마무리하는 삶.


제가 꿈꾸는 삶의 모습은, 고작 이게 전부입니다. '고작'이라는 표현을 붙이기에는 너무도 안정감 있고 고요하면서도 행복과 감동이 맴도는 삶이지만, 어쩌면 누구라도 얘기할 수 있는 평범한 행복일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안의 '욕심쟁이'는 어디로 갔을까요?


제 글을 몇 번 보신 분들이라면 의아하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이렇게 소박한 게 진짜 거짓 한 톨 없는 꿈이라고?" 하고 말이죠. 왜냐면 그동안 제가 쓴 글 속의 저는, 정말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으니까요. 하고 싶은 것도 엄청 많고, 어디 하나에 머무르거나 얽매이기에는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이었죠.

맞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욕망의 가장 깊은 곳에는, 단 하나의 궁극적인 목표가 숨어있었습니다. 바로, 세상에 아주 신박하고 의미 있는 소설들을 남기고, 언젠가 그 글이 누군가의 레퍼런스가 되고 영감의 씨앗이 되어, 더 크고 넓은 세상에서 빛을 볼 수 있는 '유산'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죽기 전에 세상에 저 ‘msg’라는 사람의 흔적을 남겨놓고 떠나고 싶다는 생각. 그래서 가정을 꾸리고 내 아이를 낳아 기르고, 나의 작품이 후대에 전해지게 하는 게 꿈인 거죠. 세상에 나라는 흔적이 남아서 돌아다니는 것만큼, 제가 자유롭게 저를 알리고 남길 수 있는 방법이 또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환승역'에서, 우리는 목적지를 바라봅니다


그래서 저는 이 '돈 걱정 없는 삶'에 대한 상상을, 단순히 헛된 꿈으로 남겨두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의 치열한 삶을 버티게 하는 가장 강력한 이유로 삼습니다.

제가 지금 이렇게 치열하게 사는 이유가, 나중에 나이가 들었을 때 제가 꿈꾸던 그 바닷가 집에서, 온전히 여유로운 작품 활동을 하고 싶기 때문이라는 것을 명확히 아는 것. 지금 우리가 생계를 위해 흘리는 땀이, 무엇을 위한 삶의 무게인지 정확히 알고 살아가는 것. 이 질문은 바로 그것을 확인하기 위한 것입니다.

생계를 위해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지만, 제 대학교 전공은 역사입니다. 역사를 깊이 배우고, 이를 이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자 했던 욕망에 이끌려 공대에서 다시 수능을 치고 역사학과로 진학했었죠. 막상 가본 길은 생각과 매우 달랐지만, '무언가를 창작하고, 그것이 현실이 되는 과정을 목도하고 싶다'는 제 안의 가장 큰 욕망은 단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 생계를 잇고 지금 안정적인 삶을 만들어준 학원 강의를 그저 생계수단으로만 보지도 않습니다. 목적지에 잘 도착하기 위해 거쳐가는 '환승역' 혹은 잠시 정차해 가는 '정차역'인 거죠. 목적지에 도달하는 방법과 수단은 언제나 무궁무진하니까요. 그래서 지금 여러분이 가진 환경에 대한 관점을 조금씩 바꿔보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드립니다. 지금 가진 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감사하게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갈지, 약간의 시선 차이에서 오는 행복으로 '나'를 지키는 거죠.


이성적인 자아성찰과 반성은 좋지만, 당장의 상황만 보면서 좌절하고 스스로를 가혹하게 다루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나 스스로를 가혹하게 다루는 사람은 절대 누군가와 조화를 이룰 수 없습니다.

내 불행은 가까이서 보는 남도 다 볼 수 있고, 소중한 사람의 불행은 자신의 불행이 되기도 하니까요.


여러분의 '순수한 열정'은 어디를 향해 있나요?


그럼 이제 여러분에게 질문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은 만약 돈 걱정이 없다면, 뭘 하고 싶으신가요? 그냥 놀고만 싶으신가요? 아마 아닐 겁니다. 여러분의 가장 깊은 내면의 속삭임까지 귀 기울여보면,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자아실현'을 하고자 하는 열정과과 욕망에 사로잡힌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이 질문은 현실에 안주하라는 것도, 현실을 부정하라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우리 각자가 어떤 사람인지, 현실적 제약에서 벗어난 나의 순수한 열정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찾아보자는 겁니다. 언제 어느 순간에도, 내 인생의 변화하는 하루하루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히 '뿌리내린 중심'을 찾기 위해서 말이죠.


내 눈앞의 벽을 보면서 한숨만 쉬고 한탄만 하는 삶이 아닌, 그 벽을 넘을 계단과 사다리를 만들고 언젠가 벽을 넘어 나의 세상을 만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기 위한 건설적인 대화. 제 글을 읽어주시는 소중한 여러분께 속이 빈 위로를 전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저 우리가 지치고 힘들 때, 벽이 가로막을 때, 안타깝지만 그 벽을 넘기 위해 또 하루를 버티며 살아보자고 제안 드리는 겁니다.


내가 나의 중심을 탄탄하게 세우고 있을 때, 그 단단함은 자연스럽게 밖으로 드러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그 안정감과 명확한 방향성에 매력을 느끼고, 여러분의 깊이를 나누고 싶어 할 겁니다.

여러분은, 돈 걱정이 없다는 상상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나요? 여러분의 가장 순수하고 뜨거운 열정은 무엇을 향해 있는지, 여러분의 멋진 청사진을 공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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