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동료일까 하청일까?
자그만 회사지만 신약개발이라는 거대한 목표 하에 여러 명이 팀을 이루어 일을 하고 있다.
한 프로젝트에는 타깃 분자를 조절하는 화합물을 디자인하는 화학 팀과 타깃 선정, 만들어진 화합물 검증 및 바이오 부분을 담당하는 약리팀이 있다. 이 두 팀은 유기적으로 서로 협력하며 타깃 분자를 최대한 잘 조절하고 생채 내에서도 안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그리고 그와 동시에 특허성을 확보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약리팀의 주된 업무는 화학팀이 만들어준 화합물을 테스트하고 피드백을 하는 일이고 여기서 나오는 데이터가 화학팀이 앞으로 약물을 디자인하는데 중요한 기반이 되기 때문에 이러한 사이클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시소를 타듯 서로가 호흡을 맞춰야 하기에 누가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이론일 뿐이고 실제는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화합물을 디자인하는 사람들은 실제 실험을 통해 화합물의 활성을 봐야 하니 우리의 데이터가 중요하지만 우리의 역할을 데이터를 가져다주는 사람인 것처럼 생각하는 건 아닌지 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우리가 테스트 시스템을 갖추고 분석방법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결정하면 그 방법을 신뢰하고 거기서 나오는 데이터를 믿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우리는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가이지 서로 다른 분아야서도 전문가가 아니다 제약 업계에 아무리 오래 있었다 하더라도 화학은 생물을 생물은 화학을 다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전문가를 고용하고 일을 맡기는 것이다.
약리팀이 심도 있게 논의하여 결정한 바를 그리고 코웍을 하는 회사의 바이오팀에서도 받아들인 분석 방법을 화학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다고 계속해서 주장을 하는 것은 일을 진행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분야여도 피드백을 주고 논의를 할 수 있지만 그 끝에는 전문 분야를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본인이 이해하지 못했다고 계속 다른 주장을 하게 되면 논의를 진전시키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이해시키기 위한 작업을 위해 자원과 시간을 쓰게 된다. 프로젝트가 나아가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다.
약리팀이 화학팀이 하는 일에 대해서 질문을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지 화학팀 전문성에 우리가 참여하고자 함이 아니다. 약리팀이 화학 디자인의 논리적 근거나 레퍼런스를 하나하나 요구하고 순도 등의 데이터를 요구한다면 그것은 화학팀의 일을 지체시키는 요인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팀 간의 일 특히 전문성이 다른 사람들끼리 일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저런 일로 넋두리처럼 쓰느라 중구난방인 것 같지만 글이라도 써보면 정리가 될듯하여 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