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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군의 탐구생활 Mar 12. 2022

열심히 하는 게 최선을 다하는 것은 아니다.

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묵묵히 열심히 일하는 것만이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날이 있었다. 꼼수를 부리지 않고 묵묵히

일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인지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다는 말을 너무도 싫어했었다.


하지만 내 생각은 틀렸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열심히 일하는 건 그중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여기서 ‘열심히’라고 말하는 것은 주어진 영역 안에서만 일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직의 경우 실험을 많이 하고 논문을 많이 읽는 행위를 뜻한다. ‘최선’이라는 말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모든 자원과 역량을 다 동원하는 것이라는 뜻을 의미한다.


얼마 전 유튜브를 보다 최선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상황을 보았다. 국가 대표 쇼트트랙 선수가 올림픽에서 부정출발을 하였는데 그것은 의도된 것이었다. 타국의 선수들이 스타트 연습에 집중하는 것을 봤던  그 선수는 흐름을 끊기 위해 일부러 부정출발을 하였다.


내가 학위를 할 때 졸업요건을 만족하기 위해선 주자 주뿐 아니라 공동저자 논문도 있어야 했다. 사수 없이 혼자 일했던 나는 선배의 논문에 이름이 들어갈 일이 없어 난감했다. 자연스레 공동연구가 이어지기를

원했지만 그런 기회는 도대체 오지를 않았다. 교수님께 말씀드렸더니 동료나 선배들에게 먼저 다가가 도와줄 일이 없냐고 물어보는 식으로 기회를 만들라고 하였다. 나는 그 방법을 따르지 않았다. 그런 행위를 할 용기도 없었고 상대방에게 무례한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또 논문을 위해 일부러 접근하는 게 너무 기회주의적이라고 생각했다. 공동 연구를 만들어주지 않는 교수님도 원망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난 열심히만 했지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이다. 내가 그것을 진정 원했다면 가만히 앉아서 기회가 오길 바라지 않고 적극적으로 다가갔을 것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묵묵히 일하는 것만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전략을 취하지 않는 경우도 보게 된다. 기회를 얻기 위해 상사의 마음을 사고 여러 가지 전략을 쓰는 행위는 속물적인것이 아니다. 물론 기본적인 일을 회피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의 업무가 순조로히 진행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물 밑 작업이 많이 필요하다. 얼마 전 읽었던 책에서 자산관리사인

저자가 투자한 회사의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대주주로 있는 다른 회사를 찾아가 해당 회사의 높은 가치를 설명하며 주식 매도를 막은 이야기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겠다.


늦게나마 최선을 다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배우고 있다. 하나씩 익힐 때마다 뿌듯하기도 하고 일찍 더 알지 못했음에 아쉬움도 크지만 이제 사라도 알게 됨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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