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수평적 관계를 망가트리는 생각
벤처기업의 채용공고를 보다 보면 이런 소개글을 많이 본다 ‘수평적 구조’ ‘수평적인 의사 결정’
이제는 풍자적 의미가 강해진 ‘가족 같은 분위기’의
요즘 버전인 것 같지만 도대체 수평적 관계가 직장
생활에서는 어떤 의미인지, 이루어질 수 있게 되는지가 궁금해진다.
꼰대적 직장 생활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시키는 대로 해라’ 혹은 ‘까라면 까라’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조직생활에서 목표를 달성하려면 모든 의사가 다 존중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다만 그 가운데
의사 표현이 얼마나 자유롭게 될 수 있냐가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할많하않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이 말은 어차피 말해봐야 달라질 것 없으니 말하지 않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업무 중에는 수많은 의사결정의 순간이 있고 그 가운데는 많은 의견 수렴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매번 의견을 내도 수용되지 않고 결국 상사의 생각대로 결정된다면 할 말이 있어도 하지 않게 되는 자발적 벙어리가 된다.
조직원이, 부하직원이 ‘할많하않’ 상태가 되면 상사는 꼰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직원은 상사의 의견에 동의해서가아니라 지위에 의해 결정되어버리는 상태가 된다. 말해서 뭘 하나 하는 패배감과 동시에 잃어버린 자발성은 동기부여도 떨어뜨린다.
상사가 직원의 ‘할많하않’ 상태를 깨달으면 괜찮을 수도 있다. 팀원의 의도는 알았으나 상황상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걸 서로가 인지한다면 의사소통의 통로는
열려있을테깐 말이다. 만약 상사가 이상태를 모른다면, 직원이 내 말을 잘 듣는다고 착각하며 식물인간이
되어가는 줄 모른다면 조직은 경직되어 버릴 것이다.
직원의 말을 모두 수용할 수는 없다. 객관적으로 살펴봤을 때 경험과 지식이 낮은 사람이 미숙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꼰대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
자그마한 일들이나 둘 다 맞는 경우에는 직원의 의견을 수용해주고 혼자 가보게 하자. 그 가운데 시행착오도 있을 수 있지만 똘똘한 구성원이라면 일일이 말해주는 것보다 더 빠른 학습이 이루어질 것이다. 더불어 그 직원은 스스로의 자발성을 갖게 되고 효용성을 느끼게 되어 동기부여가 더 잘 될 것이다.